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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다 조 Aug 22. 2020

주식 계좌 개설하기

원금은 얼마나 넣을까?

"주식해."

"그게 뭔데."

"주식하라고."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주식에 처음 발을 들이려고 할 때는 계좌 트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주식 계좌는 은행이 아닌 증권사에서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증권사는 은행처럼 근처에 많이 있지도 않은 데다가, 매우 똑똑하고 특출난 전문가들이 엄청나게 돈이 많은 부자들의 자산을 불리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어서인지 '증권사'라는 단어 자체가 어렵게 느껴졌다. 그래서 괜히 주식 계좌 만들 생각은 안 하고 이해도 못하는 경제 기사 읽기부터 실천하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주식에 도전하기로 결심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은 ‘경제 기사 읽기’가 아니다. ‘무엇을 살지 찾아보기’도 아니다. 바로 ‘주식 계좌 만들고 돈 옮겨놓기’다.


결국 나는 핸드폰에서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주식 계좌를 개설했다. 디지털에 익숙하고 모바일을 잘 활용하는 젊은이여서라기보다는 증권사 지점에 방문하기가 무서워서였다. 막상 비대면으로 가입해보니 별 것 아니었다. 은행에서 계좌 하나 만드는 것 비슷했다. 그렇다면 어느 회사의 계좌를 개설해야 할까? 처음 은행에서 계좌를 갖게 되었던 때를 생각해보았다. 8살이 되어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하나은행 계좌를 개설하여 설 용돈을 넣어 선물해주셨다. 음... 하지만 주식 계좌까지 아버지께 개설해달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증권사를 고를 때도 비교하면 할수록 생각보다 많은 증권사가 있고, 각 회사들의 차이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몇 년 동안 수수료 면제, 평생 면제, 현금을 준다거나 랜덤으로 주식을 1주 주는 이벤트 등 여러 가지 혜택과 이벤트가 있다. 수수료도 회사마다 차이가 있다. 한참 고민을 하다가 키움증권에서 계좌를 개설했다. 키움증권에는 수수료 혜택도, 이벤트도 없었다. 그냥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증권사 키움이라는 말을 들어서였다. 키움의 주식 어플리케이션 영웅문S는 장년층 아저씨들이 쓸법한 낡은 UI였다. 버튼마저 터치가 잘 안 될 것처럼 생긴... CMA통장을 개설했던 하나금융투자 어플도 매우 실망스러웠던지라 원래 증권사 어플들은 다 이런가 싶기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아직까지 어플을 쓰면서 터치가 안되었다거나 렉이 너무 심하다거나 하는 오류는 겪은 적이 없다.


키움증권 어플리케이션 영웅문S


증권 계좌를 모바일로 개설하려고 하면, 계좌 개설용 어플이 별도로 있는 경우 종종 있다. 이런 경우 계좌 개설용 어플과 투자용 어플을 따로 다운로드해야 한다. 최근에는 OO증권(계좌 개설용 포함)이라고 하여 주식 어플에서 계좌 개설도 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추세인 것 같다. 계좌를 개설하고 나면 본인이 정한 시드머니를 은행에서 증권계좌로 이체시다. 주식을 하기 위한 첫 번째 할 일이 완료된다.


시드머니는 얼마로 정하는 것이 좋을까? 주식에 발만 담가보는 것이 목적이라면 5정도로가능하다. 나의 관심회사 중 가장 저렴한 곳은 현재 4천 원 대에 있다. 5만 원이면  주식을 10개도 넘게 살 수 있다. 5만 원도 부담이라면  원으로 2천 원짜리 주식을 5개 살 수도 있다.


본격적으로 주식으로 투자를 한다고 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첫 시드머니로 100만 원 정도가 언급된다. 한 주에 2천 원인 회사도 있지만, 한 주 가격이 150만 원인 회사도 있다. 지난 글에서 회사의 상장 여부를 확인할 때 예시로 든 카카오는 한 주에 37만 원이었다. 100만 원이면 카카오 주식은 딸랑 2개밖에 살 수 없다. 하지만 처음으로 주식을 하는 사람이 한 주에 몇십만 원짜리 주식을 살 정도로 배포가 클 확률은 낮다. 100만 원으로 주식 거래를 하면 몇 만 원대의 주식을 여러 개 사거나, 다양한 회사의 주식을 구매해볼 수 있는 여력이 되기 때문에 이 금액이 시드로 언급되는 것 같다.


나는 100만 원의 절반인 50만 원으로 주식을 시작했다. 초심자의 행운인지 이틀 만에 5만 원을 벌었다. 신나 주식을 하다 보니 한 달만에 원금이 적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딱 10만 원만 시드를 늘리자, 싶어 주식계좌로 돈을 이체하는데 그때 든 생각이 '50만 원 정도는 교육비 냈다고 치고 날려도 되지 않나?'였다. 주식을 하면서 손실을 인정하고 멘탈을 관리하기 위해 잃은 돈을 교육비라고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떤 돈이든 그냥 잃어도 되는 법은 없다. 순간적이지만 50만 원을 잃어도 된다고 생각한 나 자신에게 깜짝 놀라며 '이 돈을 절대 잃고 싶지 않다.'라고 마음을 다잡기 위해 시드를 100만 원으로 늘렸다. 결국 시드머니를 얼마로 해야 하는가의 고민에는 '잃어도 멘탈을 잡을 수는 있지만, 그래도 절대 잃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 정도의 긴장감을 줄 수 있는 금액'라 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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