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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다 조 Nov 01. 2020

내세울 수 있는 경험하기

당장 내일 이력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이제 와서 새로운 경험을 찾아 나설 수는 없다. 어떠한 경험을 하는 데에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방법을 찾아다니며 깨달은 사실은, 대학 시절 엄청나게 대단한 경험을 한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별 것 아닌 경험도 대단한 경험인 것처럼 포장할 수 있다면 충분히 이력서에 한 줄을 더 추가할 수 있었다.


별 것 아닌 경험을 포장하는 데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취업스터디였다. 친구들이 취업 스터디를 하나둘 가입하자, 나도 스터디를 해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 여기저기 찾아보다가 대기업 출신의 멘토들이 운영하는 스터디를 알게 되었고, 아웃풋은 어떤지, 운영 방식은 어떻게 되는지 등등의 여러 가지 내용을 확인했다. 취업스터디뿐만 아니라 요즘에는 오픈 채팅을 통한 기상 인증, 공부 인증, 이력서 제출 인증, 기업별 취업준비방 등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정보를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들이 있다.


취업스터디에서 알게 된 것은 사람들의 삶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다양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내가 지극히 평범하게 자라온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며 살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취업스터디에서 이력서를 서로 첨삭해주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몇 명이 모이든 각 인원들의 이력서는 가지각색이었다. 나 역시 내가 무색무취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나의 삶도 꽤나 색깔이 있는 삶이었다.


처음에는 자기소개서나 이력서를 사람들과 공유하면 내가 가진 소스를 다른 사람이 가져다 쓰지는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핵심은 그 자리에 모이는 모든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막상 실제로 첨삭을 해보면 서로 겪은 일들, 그 일에서 느끼는 점들이 너무 달라서 남의 경험을 내 경험인 것처럼 포장해서 쓰는 것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오히려 우리는 혼자서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경험을 내세울 수 있는 경험으로 다듬어주었다.


취업스터디를 하는 데에도 학생으로서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갔다. 해당 스터디의 경우 가입비가 10만 원, 그 외 별도로 매 달 5만 원을 내야 했다. 이 비용은 스터디의 회원 자격을 유지하는 것일 뿐, 스터디 카페를 이용하거나 취업 관련 강의를 들으려면 별도의 이용료를 추가로 지불해야 했다. 그나마 나는 취업스터디에 들어간 이후 약 반년 정도 다니다가 첫 직장을 구하게 되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지불 총액이 적은 편이었다. 강의나 다른 모임에 참여해보면 스터디를 한 지 1년 이상, 2년이 넘게 하고 있는 분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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