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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다 조 Nov 01. 2020

학원 선생님, 감사합니다.

나는 중학교 때 다니던 종합 학원에서 국어 선생님이 주셨던 한국어 책을 대학생이 될 때까지도 가지고 있었다. 국어책뿐만 아니라 영어 단어책 같이 나중에 쓸모가 있겠다 싶은 책들은 계속 간직해왔는데, 실제로 대학생이 되어 한국어 능력시험을 보기 위해 다시 그 시절의 책을 폈다.


중학생 때 생활기록부에 쓰려고 Tokl 국어능력 인증시험을 공부한 적이 있다. 그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학원 국어 선생님이 직접 만든 하늘색 표지의 책을 학생들에게 나눠주었는데, 맞춤법이 헷갈리는 단어, 한자로 구성된 어려운 단어, 각종 고사성어와 뜻 등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 책을 떠올리지 못했다. 한국어 자격증도 취업하는 데 필요하다고 해서 일단 KBS 한국어 능력시험을 접수하고 문제집을 한 권 구매했다. 문제집을 펴보았는데 너무 재미가 없었다. ‘한국어는 어차피 우리말인데 왜 굳이 더 공부를 해야 하지?’라는 생각에 종이만 몇 장 넘겨보다가 닫아버렸다.


그래도 돈 내고 보는 시험인데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부담감만 가지고 있던 중, 중학생 때 비슷한 국어 시험을 봤던 것이 생각났다. 그때 받았던 하늘색 책이 내용이 참 괜찮아서 버리지 않고 어딘가에 보관해둔 것이 생각나 책장을 뒤졌다. 5년도 넘게 지나 속지가 누렇게 변해있었다. 한 장 한 장 읽어보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비슷했다. 추억여행이나 할 겸, 이 책이나 몇 번 읽어보고 시험을 봐야겠다 싶었다.


오래된 책이라 시험 트렌드가 지났는지, 다른 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책이라 그랬는지 사실 그 책에서 큰 도움을 받지는 못했던 것 같다. 국어 선생님이 되기를 꿈꾸며 열심히 공부했던 학창 시절에 대한 추억에 빠져 지내다가 기초가 있으니 잘 보겠지, 하고 자신감을 충전해간 정도였다. 그래도 충실히 시험에 임했더니 다행히 한국어 3+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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