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능력 검정 역시 MOS와 같이 학부 시절 일찍이 시험을 봐 두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수능에서 한국사 시험을 보지는 않았지만, 고3 담임 선생님이 역사 선생님이었기에 억지로 공부한 한국사가 머릿속에 조금이나마 남아있었다. 수능에서 한국사를 필수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취업할 때도 한국사 자격증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기억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을 때 자격증을 따야겠다 싶어 준비했던 시험이다.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공부하는 법을 검색했을 때에는 수능 한국사 시험을 준비한 사람이라면 쉽게 고급 등급을 취득할 수 있다는 내용이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을 준비할 때에도 수능 한국사 강의로 유명한 강사들의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 같았다. 다만 내가 수능에서 한국사를 선택하지 않았던 이유는 방대한 양의 역사들을 모두 암기해야 하는 것이 두려워서였다. 이 많은 인터넷 강의를 다 듣고 외우는 것이 싫어서 수능에서도 응시 과목으로 선택을 안 했는데, 자격증 하나를 따기 위해 다시 한국사를 접해야 한다니 거부감이 들었다.
결국 한국사 자격증도 개념부터 다시 공부하기보다는 문제집을 하나 사서 최대한 문제풀이를 위주로 공부하기로 결정했다. 어차피 시험에 나오는 중요한 개념들은 정해져 있으니 문제들을 풀면서 큼직한 개념들만 공부하고 자잘한 것들은 틀리더라도 자격증을 딸 수 있을 만큼만 점수를 받는 것을 목표로 공부했다.
중요한 개념들만 골라서 공부하는 것은 매우 괜찮은 방법이었다. 고등학교 때 내신으로 공부했던 내용도 나름 기억에 남아있었는지 수월하게 대비를 할 수 있었다. 첫 한국사 능력 검정에서 꽤나 여유로운 점수로 고급 등급을 따냈다. ‘담임 선생님이 한국사 과목을 안 맡았다면 이 공부는 안 했을 텐데!’ 한숨을 쉬며 기숙사 바닥에 앉아 밤을 새운 고등학교 한국사 시험 전날이 희미하게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