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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다 조 Nov 01. 2020

컴퓨터 활용능력 1급, 가장 쓸모 있는 한 줄

대학 입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MOS 자격증이 요즘 뜨는 자격증이라는 말을 듣고 1-2학년쯤 미리 취득했던 적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프로그램에 관한 자격증 4개를 취득하면 Mos Master라는 자격을 얻게 되는데, 컴퓨터 활용능력(줄여서 컴활)은 국내 자격증이고, MOS는 국제 자격증이기 때문에 MOS를 취득하면 컴활보다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MOS는 한 과목당 79,000원이라는 응시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MOS Master 자격을 얻으려면 최소 316,000원이 필요했다. 큰돈이지만 투자했다. 다행히 모든 과목을 한 번에 합격해서 바로 Master 자격은 얻었지만, 이를 의미 있게 쓴 적은 없다. 인턴 지원할 때 이력서에 해당 자격증을 쓰긴 했는데, 딱히 이 자격증의 도움을 받았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도 그럴만한 게, 4학년이 되어 컴퓨터 활용능력 시험을 준비해보니 MOS는 난이도가 매우 낮아서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컴퓨터 활용능력은 필기시험을 먼저 통과해야 실기 시험을 볼 수 있으며, 필기시험 합격 후 2년이 지나면 실기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소멸되므로 2년 안에 실기까지 합격해야 한다. 컴퓨터 활용능력은 1급과 2급이 있는데, 1급이 워낙 어렵기로 악명이 높다. 그래도 1급 필기를 통과하면 1급 실기와 2급 실기를 둘 다 볼 수 있다고 해서 최소한 필기만큼은 1급으로 봐 두자는 생각으로 1급 필기를 먼저 준비했다.


필기시험은 인터넷에 독학 합격 후기가 많았다. 이들을 하나하나 천천히 읽어보며 방법을 생각했다. 기억하기로는 어떤 출판사에서 기출문제와 개념 정리 파일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고, 해당 파일들을 다운받아 스스로 공부했다. 일단 개념은 몰라도 문제은행식으로 무조건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서 해당 문제에 적용되는 개념들을 개념 정리 파일에서 찾아 공부하는 방식이었다. 확실히 사람들이 이렇게 공부한 방법으로 후기를 남기는 이유가 있는지, 나 역시 이 방법으로 일주일 정도 공부하고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개념을 아예 모르는 채로 문제부터 푸니 마지막 모의고사까지도 한 회에 10개 넘게 맞은 적이 거의 없었는데, 막상 시험장에 가니 꽤 높은 점수로 필기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다. 


실기 시험은 독학으로 통과한 사례가 없었다. 특히 1급은 난도 높기로 소문이 나 있는 시험이라 그런지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학원이나 인터넷 강의의 도움을 받는 듯했다. 나도 인터넷에서 유명한 선생님의 강의를 접수했다. 패키지로 접수하여 11만 원이었다. 그런데 강의 개수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어찌어찌 듣긴 듣는데 실제로 내용이 어렵기도 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먼저 들었던 강의의 내용이 휘발되어 기억나지 않았다. 이 시험은 절대 한 번에 통과할 수는 없겠다 싶어 정규 강의를 다 들어갈 때쯤 시험을 2회 접수했다. 두 번 다 불합격이었다. 그렇게 몇 개월간은 실기 시험 응시를 포기했다.


여름 방학이 지나고 가을 학기를 보내며 다시 실기 시험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사실 결제한 인터넷 강의의 수강기간 만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었다.) 강의만 들으면서 쉽게 공부하려 해서는 절대 붙을 수 없다는 마음으로 한 회만 시험 접수를 하고 준비에 매진했다. 매일 모의고사를 한 개씩 풀고 오답노트를 만들었다. 그래서 행운도 따랐는지 실기 시험 전날 마지막으로 복습했던 오답노트에서 문제가 다 나왔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시험은 쉽게 풀렸고, 결국 세 번째 실기 끝에 컴활 1급을 취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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