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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다 조 Nov 01. 2020

인턴이 금턴이다.

금턴이라는 말이 있다. 내가 취업을 준비하기 시작할 즈음, 요즘 취업 시장이 너무 어려워서 인턴 경험을 통해 사회 경력을 쌓아본 사람들이 취업에 유리하다는 말이 나오곤 했다. 나 역시 인턴 자리를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는 편이었는데, 본격적으로 사회인이 되기 전 회사라는 조직에서의 생활이란 어떤 것인지 체험해보고 싶었다. 이러한 수요들이 발생하면서 여러 회사에서도 대학생들을 위한 인턴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금세 나오기 시작한 말은 취업만 어려운 게 아니라 인턴 자리조차 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결국 인턴 기회가 금보다 귀하다는 뜻으로 금턴이라는 말이 생겼다.


작년 즈음에는 한 친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회사에서 인턴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취업에 빠르게 성공해서 2년 가까이 경력을 쌓은 친구였는데, 채용 연계형 인턴도 아닌 단순 체험형 인턴으로 다른 회사에 들어갔다고 했다. 그러한 결단을 내린 친구가 대단해 보이기도 하면서 경력이 2년이나 있는 사람도 인턴을 하겠다고 뛰어드니 왜 금턴이라는 말이 생기는지 더욱 뼈저리게 느낄 수 있기도 했다. 중고 신입으로도 모자라 중고 인턴이라니, 아무 경력이 없는 학생들은 정말 어디서 경력을 쌓을 수 있을까 싶었다. 


나는 학부 시절 인턴 경험을 두 번 해보았는데, 두 기회 모두 학교에서 회사와 협약을 맺어 연결해준 것이었다. 나라에서도 현장실습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제도를 만들어 대학생들의 사회 참여를 장려하였기 때문에, 그 당시 인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국내 대기업이나 글로벌한 외국계 기업들에서 활용하는 인턴 제도에도 참여해보고 싶긴 했지만, 왠지 내가 그 자리에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사실 인턴 생활을 두 번 해보며 생각한 것은 직장인의 삶을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내가 인턴으로서 경험했던 두 회사는 젊은 직원들이 많고 나름 수평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며 인턴들을 특히 배려하는 회사였다. 당시 유행했던 말 중 하나인 ‘열정 페이’라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회사의 정규직 직원들은 인턴들과 함께 6시에 퇴근하지 않았다. 직원들은 새벽까지 일을 하다가 회사 휴게실에서 쪽잠을 자거나 근처 찜질방에서 자고 일어나 다음 날 출근하기도 했다. 나는 인턴으로서 배려받으며 회사 생활을 하더라도 그 회사의 직원이 된다면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기에 그런 삶에 뛰어들고 싶지가 않았다.


그러나 모든 주변 친구들이 회사에 이력서를 내고, 시험을 보러 다니고, 스터디를 하는데 나만 직장인은 하기 싫다며 다른 꿈을 찾아 나서겠다고 할 수는 없었다. 대세라는 것이 참 무섭다. 직장인 외에 다른 삶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기도 전, 나는 취업준비의 파도에 휩쓸려 친구들과 함께 공부를 하고 있었다. 지금이야 꿈을 찾고 싶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고 인생의 목표를 만들어 열정을 쏟고 싶지만, 만약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나는 친구들과 다른 길을 혼자 걷지는 못할 것이다.


어찌 되었든 간에, 인턴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취업을 하는 데에 꽤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 여부를 떠나 개인적으로도 충분히 좋은 경험이었다. 다만 요즘에는 인턴 자리는 고사하고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니 무언가 대책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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