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 토스트 with 딸기잼
강남역 2번 출구 메리츠타워로 오시면 됩니다.
강남에 분당선이 들어서기도 전 이야기다. 2009년 봄, 오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직종을 아예 바꿨고 그중 내가 꼭 다니고 싶었던 회사 한 군데에만 이력서를 넣었다. 과연 무슨 자신감이었을까. 그런데 무슨 일인지 이력서를 넣고 그다음 날 바로 연락이 왔다. 상냥한 목소리의 인사팀 직원분이 어디로 오는지 알려주셨고 그렇게 처음으로 강남에 본사가 있는 회사로 면접을 보러 갔다.
강남역에서 유명하다는 메리츠타워 9층에 자리 잡고 있던 사무실이었는데 들어서자마자 입이 떠억 벌어질 정도로 멋진 분위기였다. 창문 건너편으로 높이 솟은 건물을 보면 마치 여기가 뉴욕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긴장감 속의 면접을 마치고 차 주 월요일까지 합격 여부를 말씀해주신다고 했다. (결과는 합격하여 약 6년을 다녔다.)
그렇게 긴장되는 면접을 마치고 이대로 그냥 집에 돌아가기는 아쉬워 강남역을 돌아다녔다. 그러던 중 어디에선가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찔렀고 그 냄새를 따라 가보니 인상 좋은 아주머님께서 노릇하게 토스트를 굽고 계셨다. 동네에 이삭 토스트를 워낙 좋아해 그곳과 별다른 맛이 있을까 싶었으나 메뉴판 속에서 발견한 스팸 토스트.
짭조름하면서 달걀부침의 담백함과 바삭한 식빵까지, 그러면서 든 생각이 강남은 길거리 토스트도 맛있구나 였다. 그렇게 몇 년 뒤 , 나는 독립하여 강남에 거주하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몇 번이고 그 트럭을 찾아가 스팸 토스트를 맛보았다. 하지만 멋진 음식점들을 다니다 보니 어느 순간 잊고 살아왔다.오랜만에 맛봐야겠다라고 다시 찾았지만 시간이 많이 흘렀는지 항상 반겨주시던 아주머니는 이제 그 곳에 없었다. 추억을 되살리며 이제는 내가 직접 만들어 기쁨을 만끽한다.
스팸 토스트 재료
식빵 4조각
스팸 슬라이스 4장
달걀 1개
홀스래디쉬 소스
설탕
올리브유
버터
딸기잼(요리의 기쁨만의 꿀팁)
1.
버터를 두른 팬에 식빵을 앞 뒤로 구워준다.
2.
홀스래디쉬 소스를 펴 발라 준다.
3.
올리브 오일을 두른 팬에 미리 달걀물을 구워준다. 중간에 설탕을 살짝 뿌려주면 감칠맛이 돈다.
4.
팬에 남은 오일을 닦아 준 뒤 , 슬라이스 한 스팸을 앞 뒤로 노릇하게 구워준다.
5.
식빵 위에 구운 달걀을 먼저 올려 준다.
6.
그 위에 구운 스팸까지 올려준다.
7.
한쪽 빵까지 올려 마무리 해준 뒤 반으로 컷팅해준다.
이모! 스팸 토스트 하나요!
스페셜한 재료 필요 없이 집에 쟁여두었던 스팸 통조림을 하나 꺼내 슬라이스 하여 구워 주기만 하면 완성되니 토스트 하나로 행복한 주말 아침을 즐길 수 있다. 여기에 나만의 팁은 달달한 딸기잼을 곁들여 먹는 것이다.
구우면 더욱이 짠맛이 강해지는 스팸의 특성이 좋지만 딸기잼을 곁들이면 맛이 중화되어 중독적인 맛으로 완성된다.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자꾸만 만들어 먹고 싶을 정도로 훌륭하고 여기에는 아메리카노보다 라테 혹은 커피 우유와 함께 곁들여야 더욱이 길거리 토스트의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이래야 요리의 기쁨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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