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프렌치토스트
딸기 사 왔으니까 집 앞으로 나와봐
때는 바야흐로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의 일이다. 나는 연애를 일찌감치 시작했다.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말이다. 멋모르고 그냥 날 웃기기만 해 주면 되던 고등학교 시절 남자 친구가 흔히 말하는 나의 첫사랑이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그 친구가 나를 다시 찾아와 만나자고 한다면 다시 만날 수 있으니까.(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사랑이라는 게 뭔지도 모를 나이었지만 이런 게 사랑받는 거구나 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해 준 그 친구와의 에피소드가 있었다.
덥고 더운 한 여름이었다. 그런데 나라는 사람은 독한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결국에는 병가로 인한 결석을 하게 되었는데 갑자기 딸기가 너무 먹고 싶더라. 엄마도 이모도 할머니도 이 여름에 딸기가 어딨냐며 죽 먹고 푹 자라는 말씀만 해주셨다. 침대에 누워 먹고 싶은 딸기를 못 먹는 데다 아픈 게 서러워 입을 삐죽 내밀고 남자 친구와 문자로 대화하며 아무 생각 없이 딸기가 먹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몇 시간 뒤 , 딸기를 사 왔다며 남자 친구가 집 앞으로 나오라고 한 것, 그런데
딸기가 아닌 딸기맛 퍼레이드
'딸기를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딸기맛으로 사 와봤어' 라면서 검은색 큰 봉지를 나에게 건네주었다. 집에 들어와 봉투를 열어보니 새콤달콤 딸기맛, 콘치즈 딸기맛, 스크류바, 딸기우유 등 딸기맛이 나는 군것질거리를 잔뜩 사다준 것. 이때의 감동은 지금까지 만났던 남자들도 이겨내지 못할 만큼 아주 커다란 감동이었다. (눈물은 안나더라) 그걸 본 이모는 아픈데 웬 아이스크림에 군것질이냐며 뭐라고 했지만 나는 그 자리에 앉아서 천천히 모두 먹었다. 그리고 그다음 날 싹 나았다.(믿거나 말거나) 그래서 나는 딸기를 먹을 때마다 첫사랑이 생각나고는 하는데 며칠 전 이마트를 갔다 필라델피아 크림치즈에서 딸기맛을 발견했다. 그걸 보자마자 다시 한번 첫사랑이 생각났고 이제는 진짜 딸기와 함께 맛난 프렌치토스트를 나 혼자 만들어 먹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딸기 프렌치토스트
식빵 4조각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딸기
생딸기 6개
달걀 1개
우유 반 컵
설탕 1스푼
버터
슈가파우더(생략 가능)
1.
식빵 테두리를 자른 뒤 , 밀대를 이용하여 빵을 얇게 눌러준다.
2.
필라델피아 크림치즈를 빵 한 면에 펴 발라 준다.
3.
반으로 자른 딸기를 식빵 끝에 나란히 올려준다.
4.
딸기가 놓인 곳부터 돌돌 말아준다.
5.
달걀 1개, 우유 반 컵, 설탕 한 스푼을 넣고 뭉치지 않게 잘 휘저어 달걀물을 만들어준다.
6.
돌돌 말은 식빵에 달걀물을 골고루 입혀준다.
7.
예열된 팬 위에 버터를 녹여준다.
8.
달걀물을 묻힌 빵을 팬 위에 올려 노릇하게 구워준다.
9.
먹기 좋은 사이즈로 잘라 준 뒤 슈가파우더를 솔솔 뿌려준다.
보고 있니, 첫사랑아?
첫사랑이 생각나는 딸기맛 크림치즈와 진짜 딸기가 보들 보들한 프렌치토스트 안에 쏙 들어가 한 입 베어 물면 웃음이 절로 나는 맛이다. 슈가파우더는 생략 가능하지만 웬만하면 뿌려 주는 게 훨씬 좋다. 나중에는 여기에 계핏가루까지 곁들여 맛보고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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