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들은 포기를 모르는 설명과 설득의 대가
잘, 모르겠는데요.
나는 이 곳에 왔을 때 적응이 제일 안 되었던 것이 "다시 한번 말해주세요"라고 묻는 것이었다.
한국에서는 알아들어도, 몰라도, 싫어도 "네"라고 하는 것이 습관이었는데...
그래야 학교생활도 사회생활도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으니, 뭐 자동적으로 네를 난발해댔다.
우체국에 가서 우편물을 보내야 하는데 가격에 대해 이해 하나도 못했는데 "네, 네네네네"라고 대답을 하고, 의심에 가득 찬 직원은, "당신이 원하면, 한번 더 설명해 줄 수있어요우~~"라고 딱딱하게 말했다.
질문도 아니었는데 "그렇다"라고 대답을 했던 것 같은데, 그때 그 직원은 이곳에서 오래 살려면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대답하는 게 살기 편할 거라는 무서운 충고를 해줬다.
그렇다. 독일인들은 거짓말하면 싫어한다.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는 것은 더 싫어한다.
못 지키는 약속을 하는 것도 저~~엉~~ 말 싫어한다.
내가 내 남편과 첫 한국에 방문을 준비했을 때, 나의 남편은 한국 여행 관련 책자와 역사책을 몇 권을 구입해 열심히, 아주 열심히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 당시 인기였던 랭귀지 프로그램 "로제타스톤"도 사 한국어도 속성으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질문이 시작됐다. 역사에 관련해서, 지역에 관련해서, 정치에 관련하여.... 아주 끊임없이....
처음에는 '아, 내 조국에 정말 관심이 많구나, 귀여워라~'하고 정말 성심성의껏 대답을 해주었다. 아는 한도 내에서, 그러다 질문이 점점 깊어지기 시작하였다. 나는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작은 기억을 조각조각 맞춰 단답형으로 대답을 해주기 시작했는데, 몇 개의 대답이 틀렸었나 보다. 그때부터 나의 대답을 미심쩍어 하기 시작했다.
한날은 버럭 화를 내더니,
모르면 왜 모른다고 말하지 않아?
"어, 나는 그렇게 내 기억 속에 있어서 그렇지. "
'확실치 않으면, 모른다고 말하는 게 정답이지. 아주 무례한 거야."라고 말을 했다.
그리고 열심히 인터넷을 찾고, 책을 뒤지기 시작하면 답을 찾을 뒤 나에게 알려준다.
'아주~고맙네!'
또 다른 경험을 예로 들자면 나의 고객은 폭스바겐이었고, 한국에서 온 엔지니어들과 마케팅 담당자들은 수시로 독일 엔지니어들과 미팅을 했었어야만 했다.
독일에서는 못하는 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거짓말은 죄가 된다. 만약 배송이나 물건에 하자가 있어 고객사에 늦게 배송을 하게 된다면, ,,이런 이유로 늦게 될 것이니,,라고 사과를 하면 된다. 그것으로 끝이 난다.
그러나 거짓말을 하게 되면 달라진다. "지금 운송 중이다. 곧 해결될 것이다."라고 거짓핑계를 대다 들키게 되면 그것으로 그 사람, 그 회사는 아웃이 된다.
그것이 초반에 한국에서 온 직원들이 독일인과 일을 할 때 제일 힘들어했던 부분이었다. 한국식 대응에 익숙해져 우선 고객사가 화를 내기전에 달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익숙해져 있는 것이다.
그리고 대답을 할 때도 아주 상세히 설명을 할 위치가 되어야 한다.
대충 어디 인터넷에서 읽은 정도로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을 설명한다면 질문 공세가 이어진다.왜냐, 분명히 미팅에 나온사람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나와있는 것인데, 나도 인터넷 뒤지면 금방 알 것을 아주 특별한 것 마냥 포장을 한다! 당연히 질문에 질문은 꼬리를 달고, 나중에 그 질문 테러에 멍해 있는 한국 엔지니어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때 당시 언니는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영어교실을 담당하고 있었다. 언니는 대충 내 남편의 성격도 알고 있었고, 독일인들에 대하여 알아뒀었기 때문에 친절하게 웃고, 성심성의껏 대하면 만족할 거라 생각했덨건 같다.
문제는 내 남편의 관심사는 영어교실이 아니라, 한국 교육시스템에 대한 궁금증과 의문이 있었던 것 같다. 독일의 4년제 초등교육과 한국의 6년제 초등교육, 방과 후 실습 등에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대는데..질문을 하고 답을 듣고, 그 답을 듣고 또 다른 궁금증이 생겼나보다. 언니는 한국어로, "와, 진짜 장난 아니게 질문하네..." 훗, 아직 10분의 1도 경험한 거 아닌데...
나는 남편에게 너무 질문을 많이 하는 것은 초면에 실례가 되니 조심을 하라고 그렇게 주의를 주니 그제야 그만두었다. 물론 이것은 성격차이다. 이런사람도 있고, 저런사람도 있지만 독일에서는 그 사람에게 관심이 있으면 있을수록 그사람이 하는 일에 관련하여 굉장히 자세히 알려고 한다.
내 친구 중에 한 명은 허리에 디스크 문제로 몇 번을 수술을 했었다. 그리고 거기 관련하여 내 남편에게 어떤 운동을 하는 게 좋을지 문의를 하였다. (현재 남편은 독일의 정형외과 및 대체의학 전문가로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다.) 나름 내 남편과 대화를 나누고 싶었던 것 같다.
그때부터 질문은 시작되었다. 당연히 허리 통증은 모든 것이 긴밀하게 연관되어있기 때문에 두통의 종류, 어느 부분에서 고통이 오는지, 질문 리스트만 해도 수백 가지가 된다. 그 질문들에 내 친구는 새삼 당황한 거 같았다.
나는 친구에게,
"네가 질문을 하나 던져봐~"
친구는 내 충고대로 몇 가지 질문을 했고, 우리 남편은 정말로 아주 쒼~~~ 나게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당연하다. 본인이 제일 잘 알고있는 분야니까...
독일에서 전문가로 활동을 하려면, 정말로 이 질문에 익숙해져야 하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석사과정도 박사과정도 구술시험이 있고, 전문의도 전문가들 나누는 자격시험도 구술시험이 있다.
그들은 자신의 지식을 말로 정연하게 표현을 하는 이만이 제대로 그들의 머릿속에 그들의 지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독일인중에는 꽤나 자주 볼 수 있는 타입들이 미국 드라마의 "빅뱅 테오 리 Big bang theory" 같은 타입들이다. 세탁기, 전화, 컴퓨터 관련하여 정말 몇 시간이고 구구절절 말할 수 있는 정말 많다는 것이다.
여행을 해도 정말 엄청나게 그 나라에 관련하여 공부를 하고, 공부를 시작하면 그 분야에 대해 정말 제대로 공부를 하고, 전문가들은 왜 "전문가"인지 대화를 십 분만 해보면 알게 된다.
한국의 경력자들이 독일 취업에서 제일 걸림돌이 되는 것 중에 하나가 이 질문공세를 잘 패스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질문이란 대답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고받는 것이다. 대답을 하고, 이해를 시키고, 또 질문을 교환하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아직 취약한 것이다. 본인이 알고 있는 지식도 질문 공세가 이어지면 당황해하고 실수를 하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 의학 산업이 발달한 독일 그리고 한국 두 나라는 굉장히 밀접한 교류가 있다. 비즈니스 교류도 많고 세미나 교류도 많다. 중간에 항상 나 같은 사람이 끼여 비즈니스를 원만하게 해결을 하려고 하지만 가끔 한국인의 몸에 베인 이 습관, 독일인의 좋게 말하면 꼼꼼하고 나쁘게 말하면 집요한 질문에 이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가 있다.
독일 산업이 발달한 것은 이유가 있다. 의학, 자동차, 건축, 예술 등등 이들은 그 분야에서 완벽함을 추구한다. 하나를 하더라도 끝장을 보는 것이다. 두리뭉실하면 살아 남지 못하는 것이다.
쓸데없는 말도 존재하지 않고, 쓸모없는 질문도 존재하지 않는다.
대학교 강의를 들으면 정말로 한국사람이 듣기 한심하다고 생각할 정도인 질문도 가끔 등장한다. 그러나 이 학생들은 질문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질문을 들은 교수님들도 한심한 표정도 짓지도 않거니와 정말로 이 질문을 성심성의껏 대답해 주신다.
이 질문으로 인해 모든 것이 시작하는 것이다. 궁금해하고, 이 궁금증을 해결하고, 다른 사람들의 질문을 받고 다시 본인의 생각을 정리시키는 것! 이것이 지금의 독일을 강하게 만든 이유다.
독일에서는 황금시간대 저녁 8시부터 11시까지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모두 정치, 시사 프로그램이다. 토론하며 논의하는 프로그램 말이다. 나와서 토론하는 정치인들을 보면 기가 막힐 정도로 스크립트 없이 모든 숫자가 머릿속에 있다. 교육전문가, 환경전문가, 교통전문가 그 분야의 담당 정치인들은 그 통계, 수치가 머릿속에 이미 완벽하게 정리되어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어린이 정치 프로그램에 참여해 활발히 활동을 하고, 토론을 하고, 열띤 토론을 해도 토론으로 끝이 난다. 이것은 정말 어릴 때부터 몸에 베인 습관이고 모든 사물에 주제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도록, 그리고 그것을 스스로 찾게끔 습관을 들인 이 시스템을 난 찬양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