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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어블릭 Jul 26. 2019

기미가 아니라 주근깨인데요.

혹시 저 기분 좋으라고 하시는 말이신가요? 

나는 지난 15년간 여름에 한국을 딱 두 번 방문을 했었다.

내 고향은 부산이다. 

세계 어디를 가도 나의 고향은 어디 하나 빠지는 곳이 없는 멋진 도시이다. 

사람들이 좀 시끄럽게 보이긴 하지만, 좀 감정적으로 보이긴 하지만, 의리와 정으로 뭉쳤으며, 바닷바람을 어디서도 맡을 수 있는 너무나 사랑하는 내 고향...


그러나,

난 습기에 약하다.

나도 약하고, 내 머리카락도 약하다.  내 머리카락은 수분을 빨아들인다. 그래서 굉장히 머리스타일이 우스워진다. 또한 나는 모기에게 거의 헌혈 수준으로 물어 뜯긴다. 그리고 내 피부는 엄청나게 반응을 한다. 온몸을 긁다 여름이 끝이 난다. 

그래서 난 지난 15년간 여름의 고향행으로 포기하고 지냈다.


첫 번째는 업무상 한국으로 출장을 간 것이었고, 두 번째는 한국의 아마조나 여름을 우습게 아는 이 독일 남자 때문이었다.


한국의 여름은 나에게 두 가지 이유로 곤욕스럽다. 

첫 번째는 앞선 말한 데로 기후의 영향을 받는 내 체질상이고, 두 번째는 바로 "말"때문에 받는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난 밖에 나돌아 다니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조깅도, 수영도, 자전거도, 산책도, 피크닉도 너무너무 좋아한다. 한국처럼 모자를 사람들이 쓰는 것도 아니고, 양산을 쓰고 다니는 문화가 아니기 때문에 나는 자연스럽게 얼굴에 자잔한 주근깨가 있고, 특히나 이 아이들은 여름에 아~신나 하고 다시 내 얼굴에 스멀스멀 나타난다. 



덕담 아닌 덕담...

한국에 여름에 도착하면, 참 나에게 덕담 아닌 덕담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햐아~~ 독일이 살기 좋다고 하는데 그것도 아닌가 보구나. 피부가 왜 이래? 기미니? "(아닐걸?)

"야! 자외선 차단제 안 바르고 다닐래?"(이건 어머니가 제일 자주 하시는 말씀... 바르고 다니는데.. 나름) 

"아이고, 애기 엄마 노산이었나 보다~" (이 말은 레스토랑에 식사를 하러 갔다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께 들은 말.. 하하하. 어머나!) 

"와아~사장님 엄청나게 타셨네요. 정말 엄청난 유러피언의 포스가 느껴지시네요!!" (이건 뭔 말??) 


이런 말을 계속 듣다 보면, 한 두 번도 아니고 사람이란 게 머릿속에 다시 스멀스멀 쓸데없는 생각이 들게 된다. 

예를 들어 피부과, 성형외과를 방문해서 이 이상한 주근깨를 다 빼버려야지!!라는 생각? 


맞다. 빼면 된다. 그런데 한 번에 안 없어진다. 

한 번은 한국에서 피부과를 방문했다 진료 선생님께 이런 말씀을 들었다. 

"아, 이거 한 번에 안돼요. 한 대 여섯 번은 치료하셔야 해요." 기간은 최소 두 달 정도는 잡으셔야 해요. 

어머, 그래서 난 포기했다.

어차피 여름 되면 다시 올 아이들인데.. 하고 말이다. 내가 달고 살아야 할 것들인데 말이다. 

내가 가진 것들이다. 내 피부 체질이고..바뀌지 않는 것들 말이다. 

인위적으로 없애야만 하는 것들이다. 







한국에서는 유행하는 것들이 있다. 

유행하는 립스틱, 유행하는 스타일의 옷, 유행하는 머리스타일, 유행어 등등등 말이다. 

예전에는 실 가락처럼 얇은 눈썹이 유행이었고 (20년 전? ) 지금은 두툼한 일자 눈썹이 유행이고 이런 것처럼 말이다. 

다행히 유럽은 그런 것들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곳이다. 

아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는 연예인들이 한국처럼 어떤 제품을 광고하지도 않거니와 사람들이 신경을 쓰지 않는다. 


처음에 이 곳에 왔을 때는 한 겨울에 반팔을 입고 다니는 사람을 보고 "뭐.. 저런 정신줄을 놓으신 분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내 생각이 많이 바뀌었나 보다. 

뭐 웬만한 것에는 나도 신경을 쓰지 않으니 말이다.  

한 여름에 파카를 입고 다니던, 한 겨울에 반바지를 입고 다니던, 정말 나이가 많으신 분들인데 젊은이들처럼 옷을 입고 다니시는 분들까지...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끊임없는 광고, 광고, 광고

미의 기준은 개인적인 것인데 한국이나 미국권 나라에서는 "이상적"인 미의 기준이 미디어를 통해 대부분 만들어진다. 끊임없는 광고를 통해, 끊임없는 미디어 방출을 통해 "이런 것이 이상적인 미!!"라고 우리들 머릿속에 세뇌시키는 것이다. 

열 명 중에 한 명이 A라고 생각을 하는데, 나머지 아홉이 B라고 생각을 한다면 그리고 계속 그것을 말하면, "아.. 내가 이상한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얼마 전 저녁 뉴스에 한국의 성형외과에 대한 보도가 나왔다. 

"한국에서는 최근 눈밑 지방을 넣는 게 유행이다"라는 것으로 보도 자료가 나왔었는데, 그 뉴스를 보던 남편은 "저게 얼마나 위험한데...."라고 말을 꺼내며 머리를 절레절레 한다. 

한국에 살았다면, 한국에 살고 있다면 사람들은 안다. 위험한지 알면서도 "기준적인 미"를 충족하기 위해 이것을 감수한다는 것을...

티브이에 연예인들이 나와 본인들의 성형수술을 아무렇지 않게 광고를 하고, 입사시험을 봐도 얼굴을 보며, 옷 차림새를 보며, 체중을 본다. 



고쳐질까?

미디어의 폐해가 사람들을 대중화시킨다는 거지만, 반대로 이 인터넷, 개인 미디어의 발달이 또 다른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난 생각한다. 

개인 유투버들을 통해, 개인 블로거들을 통해 대중매체를 통해서만 알려졌던 이 "standard beauty " 의 기준이 점점 변화해 나가고 있다고 말이다. 

다양한 채널, 다양한 취미의 시청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우리의 시선이 한 곳에만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시각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사춘기일 때는 외모의 모든 것이 불만이다.  

남들보다 뚱뚱한 것 같고, 피부에 피지도 왕성할 때이고, 화장도 하고 싶고, 머리스타일에도 민감하고 말이다. 이성에 관심도 많고 말이다. 

지금 나이가 30대 40대 인 사람들은 지나서 안다. 

얼굴이 번지르르한 게 다 소용없다는 것을... 하하. 정말이다. 이 나이가 되어서도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철이 덜 든 사람들이다. 

이 아름다움이란 것은 기준적인 미로는 충족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뭐, 나도 나의 십 대 시절을 "어떻게 하면 살을 빼지?"라는 것으로 시작해서 "아, 진짜 어떻게 하면 살을 빼지?"로 끝을 냈으니 소귀에 경 읽기일 수도 있다. 지나 보면 다 안다는 말이다. 


우리는 생각하는 동물이다. 우리는 옳고 그름을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 말을 건넬 때, 대화를 할 때, 우리가 내뱉는 말이 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거란 생각을 항상 염두하고 말을 꺼내야 한다. "생각하고 말"해야 한다는 말이다. 

말을 많이 내뱉는 다고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어떤 말을 하는지 잘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이 말을 잘하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때, 이렇게 작게나마 우리가 건네는 말이 이런 "외모"가 주제가 아닌 " 그 사람의 근황, 관심"으로 시작해 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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