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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전 Sep 03. 2019

해군 장교 이야기 #9 중고폰 거래

새로운 도전

중고폰 판매

  나는 잠수함 교육을 받는 기간 동안 중고폰을 사고팔아 용돈을 좀 벌었다. 옛날 핸드폰을 오래 썼던 동생에게 스마트폰을 하나 사줄까 해서 중고폰을 한 번 알아봤던 것을 계기, 싼 가격에 상태가 좋은 물건을 어떻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각 기종별로 특성을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그렇게 연구를 하다 보니 모든 기종별로 출시되고 난 이후의 기간과 외관의 상태를 보면서 적정가가 얼마 정도에 책정되어있는지 알게 되었다. 동생에게 스마트폰을 사준 이후, 문득 모든 기종의 중고폰 가격을 알게 되었으니 싸게 나온 매물을 사서 평균가에 팔면 용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직거래를 통해 거래를 시작했다.


  처음 중고폰 거래는 싸게 나온 물건을 직거래로 사서 평균가에 팔았다. 한 번 거래를 할 때마다 2~3만 원의 차익을 볼 수 있었지만, 직거래이다 보니 시간적, 공간적으로 거래에 제한이 있었고 주말에 서울에 올라가면 교통비를 충당해보자는 생각으로 주말에만 중고거래를 했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판매를 반복하면서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보고자 노력했다.


  계속 연구하면서 알게 된 또 다른 사실은 같은 기종임에도 통신사마다 시세가 조금씩 차이가 난다는 것과 색상에 따라 중고 가격이 조금씩 달라진다는 것이 있었다. 요즘 나오는 모든 기종들은 대부분 통신 3사의 호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출고되는 통신사에 따라 성능이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격대가 차이가 났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게 형성된 통신사의 스마트폰 기종을 사서 다른 통신사에 올려보기도 했고, 기종의 칼라에 따라서 중고 가치가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이를 잘 모르고 싼 가격에 내놓은 중고폰을 사서 약간 더 비싸게 팔면서 조금씩 차익을 냈다. 이런 차이를 알게 되면서 내가 다룰 수 있는 매물이 조금씩 늘어나게 되었다.


중고거래 플랫폼, 나는 당근 마켓을 제외한 위 4가지 플랫폼과 다른 플랫폼 2개를 이용해 거래했다.


  나는 거래를 좀 더 활성화하기 위해 시도해보는 하나의 노력으로 중고폰을 사고파는 채널을 다양화시켰다. 처음에는 중고거래 카페를 통해서만 거래를 했지만,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사이트를 통해 거래를 하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될 수 있어 거래가 빨라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여러 채널을 확보하면서 거래의 효율성이 더욱 좋아지게 되었고 처음 진해에서 서울에 오고 가는 버스비를 충당하자고 시작했던 나의 중고폰 거래는 처음 목표였던 충당을 넘어 추가 수익이 나기 시작했다.


택배 거래를 통해 공간, 시간적 제약을 극복해 거래량을 증가시킬 수 있었다.


  이런 과정 속에서 나는 중고폰 판매에 필요한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각 채널별로 중고폰의 시세가 미묘하게 달랐다는 점이다. 중고폰 거래에 가장 핵심적인 발견이었는데, 이전에는 싸게 나온 매물을 기다리고 빨리 팔기 위해 평균가에 팔았기 때문에 매물을 지켜보는 시간도 있었고 거래가 이루어지기까지의 시간이 상당히 걸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 없이 각 채널별로 평균 시세에 나온 깔끔한 매물을 사서 다른 채널에 싸게 올려도 차익이 남았기 때문이다. 매물을 찾는 시간이 줄어들고 거래시간이 확 줄어들면서 거래량은 더욱 많아졌다. 거래량을 높이는데 장애가 되었던 시간과 공간의 제약은 택배를 통해서 극복하면서 더 많은 거래로 이어지고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었다. 내가 택배비를 부담하더라도 수익이 남았기 때문에 내가 택배비를 부담했으며, 이런 점도 조금이라도 중고폰을 싸게 사려는 사람들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던 것 같다.


  내가 이 일에 적극적으로 매진하지 않았기에 엄청난 수익을 얻지는 못했지만 적당히 생활비 정도는 남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배를 타지 않다 보니 함정 수당을 받을 수 없어 상대적으로 줄어든 월급을 나는 이런 식으로 충당했다. 교육기간이 끝나가면서 나의 소소한 용돈 벌이는 끝이 났지만 이때에 얻은 깨달음이 있다. 어떤 주제든지 집중하고 고민하면 그걸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 내가 발견하지 못했을 뿐 기회는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더 나은 해결책, 개선방안 또한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다. 그렇게 짧지 않았던 나의 7개월 간의 교육기간은 운동과 중고폰 판매,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끝이 났다. 내가 군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얻었던 여유로운 생활을 알차게 보낸 것에 스스로 만족하며 나는 잠수함 교육을 수료할 수 있었고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잠수함 이순신함의 전투정보관으로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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