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라봉 Aug 20. 2019

한달살기 비용, 얼마로 잡으면 좋을까

한달살기 여행 생활비 환전하기


한달살기 목적지와 숙소를 정했지만 환전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예산을 짜 보려고 해도 정해지지 않은 게 많아 막막했다.

 

 - 해외에서 장보는 비용과 외식 비용을 예상할 수 있을?

 - 한달살기 중 가까운 도시로 여행 다녀오면 그 비용은 얼마나 대비해야 할까?

 - 근교 여행을 당일치기로 할까, 1박 또는 2박을 할까? 미리 준비하면 저렴할까?

 - 프라하에서 크로아티아로 어떤 방법으로 이동하지?


하나씩 민해보는 방법밖에 없어 보였다. 쉽게 가는 방법이 아닐 수도 있지만, 우선 한가지 한가지 파고들면 정답 나올 것 같았다.

한달여행 비용은 얼마나 근교 여행을 가고, 얼마나 외식을 하느냐에 따라 범위가 달라진다. 좀 더 세부적인 내용을 알아보기 전에, 전체적인 여행의 틀이 필요했다.



한달살기 비용 구성하기


1. 전체적인 여행 순서 정하기

한달살기 여행계획 노트 - 전체적인 여행 틀 정하기

프라하에서 자그레브로 버스로 이동하면 10시간이나 걸렸다. 야간 버스도 있었지만 밤새 버스를 타면, 그 후의 나를 장담할 수 없었다. 부득이하게 오스트리아 비엔나 경유를 넣어 이동시간을 나누었다. 그 덕에 이틀이지만 잠시 오스트리아를 맛볼 수 있었다.

  + 더 오래 있을 수 있었으나 비엔나의 숙박 비용과 물가는 사악했다. 그나마 3개월 전에 예약하여 렴하게 예약할 수 있었다.

 + 프라하에서 자그레브까지 이동비용 및 비엔나 숙박비용 총합계 : 269,803원


2. 각 도시에서 갈 수 있는 작은 여행 비용 알아보기

한달살기 하는 동안 나들이 갈 곳을 확정해야 예산을 짤 수 있기에, 프라하와 자그레브에서 갈 수 있는 도시를 알아보았다. 밤새 기차를 타면 저 멀리까지도 다녀올 수 있지만, 체력이 가능한 곳으로 제한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곳을 려하려고 하니 회의가 예정되어 있는 것처럼 정이 조금 부담스러웠다.

한달살기 여행계획 노트 - 프라하와 자그레브에서 갈 수 있는 도시 알아보기

굳이 일정을 잡지 않고, 우리가 가고 싶으면 가고, 아니면 말고'를 적용하기로 했다. 다행히 국경을 넘지 않는 도시 굳이 일찍 예약하지 않아도 버스 비용 저렴하고, 자리 넉넉했다. 마음 편히 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로 정했다. 당일치기로 간다면 숙박을 준비하지 않아 부담이 덜했다.

다만 크로아티아의 꽃이라고 불리는 두브로니크와 스플리트는 포기할 수 없었다. 버스로 가기는 먼 곳이한달살기 중 5박 6일 여행으로 따로 구성했다.

한달살기 여행계획 노트 - 두브로니크와 스플리트 여행

5박 6일 여행은 자그레브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두브로니크로 이동 후, 스플리트와 근처 섬 흐바르에 머무는 일정이다. 두 도시는 물가가 높아서 크로아티아 한달살기 중 비중을 높이 두지는 않았다.


한달살기 여행계획 노트 : 크로아티아 한달살기 중 5박6일의 작은 여행

+ 두브로니크, 스플리트, 흐바르 숙박 및 이동비용 총합계 : 1,175,888원


3. 한달살기 생활비 구성하기

앞서 프라하 30일, 자그레브 25일, 스플리트와 두브로니크 5일로 여행 구성을 확정했고, 그 사이 근교 여행은 당일치기로만 다녀오기로 했다. 작은 여행들과 이동비용이 정리되니 진짜 한달살기 생활비만 산출할 수 있었다.


낯선 곳을 친숙하게 만들고 싶은 의욕으로 충만했기에, 한달살기 여행을 자린고비처럼 보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다시 회사원으로 돌아가야 하는 예정된 미래를 생각했을 때 '언제 또 이런 여행을 할 수 있겠어!'라는 마음도 가득했다. 하지만 벌이 없이 매월 나가기만 하는 고정비는 우리의 어깨를 누르고 있었다. 막무가내로 무한 예산 책정할 수는 없었다. 현실과 적당한 타협을 하고, 한달살기 여행의 규칙을 정했다.


'하루 1끼 외식, 1번의 카페'


이 규칙은 '하루에 외식을 두 번 하지는 말자'라는 의미였다. 자그레브와 프라하 레스토랑 한 끼 식사 비용은 여러 곳의 후기 정보를 통해 2인 기준으로 산출했다. 카페를 워낙 좋아하는 우리 부부에게 카페가기는 무시할 수 없는 일정이었다. 커피 두 잔에 케이크 하나를 주문한다고 가정하고 카페 비용도 계산했다. 렇게 나온 하루 1끼 외식, 1번의 카페, 1번의 장보기 비용을 단순히 합한 후 곱하기 30일을 했다. 거기에 교통권과 여유돈을 더하니 한달살기 생활비가 얼추 계산되었다.

한달살기 여행계획 노트 - 프라하 한달살기 비용 산출

돌아보면, 예산을 짜는 우리는 열정으로 가득했다. 매일 나가서 온종일 돈을 쓰며 행할 것을 우려했으니까. 실제로는 게으른 날도 있고, 집에서 하루를 즐기는 날도 있다. 햇빛을 받으며 비타민D를 마구 생성하는 것도 좋지만, 테라스의 야외 테이블에서 비오는 프라하를 즐기는 것도, 자그레브의 피자를 테이크 아웃해서 먹는 것도 즐거웠다.

하루 1끼 외식, 1번의 카페 규칙은 나중에는 의미가 없었다. 그럼에도 도움이 될 수 있 이유는, 우리가 짠 예산이 생활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허점이 많았지만, '이렇게 하기로 하자'라고 정한 기준은 소비의 밸런스를 맞춰주었다.


'하루 생활비 = 프라하 61,893원 / 자그레브 76,800원 / 스플리트와 두브로니크는 129,600원'


정한 기준에 따라 오늘 많이 썼다면 내일은 조금 적게 소비했다. 그렇기에 고급 레스토랑에서 근사한 저녁을 먹고 싶은 날은 마음 한쪽의 불편함 없이 그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다. 그렇다고 무조건 그 할당량의 돈을 소비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모든 것은 자연스러웠다.

저렴하게 하루 보내 전혀 어렵지 않았고,

가끔은 의도 없이 그런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간식과 맥주, 피크닉 매트, 좋은 날씨만 있으면 어디든 소풍 가는 기분이 들었다. 노천카페에 앉아 0.5L 맥주 두 잔을 주문하면 5,000원이었다. 블타바 강변을 보며 도란도란 이야기하다 보면 5,000원으로도 특별한 여행지에 온 것 같았다.


4. 한달살기 생활비 환전하기

그렇게 하여 우리가 짠 한달살기 비용의 총 계획 예산은 아래와 같다.

□ 한달살기 비용 계획 (2인 기준)
 - 프라하 한달살기 생활비 : 1,926,480원
 - 크로아티아 한달살기 생활비 : 2,268,000원

* 세부 내역은 '한달살기 여행 계획 노트' 이미지 참고


각종 숙박비용과 이동비용은 이미 지불했으니 생활비만 뽑아냈다. 계획한 예산에 따르면 프라하 한달살기와 크로아티아 한달살기 생활비는 총 3,553,280원이었지만, 조금 여유를 두고 400만원을 유로로 환전하였다.

 + 프라하와 크로아티아 돈은 한국에서 환전이 안되기 때문에, 유로로 환전한 후 현지에서 2차 환전을 한다.

 

400만원을 들고 다니려니 조금 불안하여, 환전한 비용은 3개 봉투로 나누어 각자 다른 곳에 보관다.



그래서 예산과 얼마나 유사했냐고?


우리가 짠 한달살기 예산과 실제 지출 생활비는 얼마나 유사했을까.

프라하 한달살기가 마무리되어 가계부를 정리해보니, 한달동안 28번의 외식, 16번의 카페, 17번의 장보기를 했다. 프라하 장보기 비용은 예상보다 훨씬 저렴했고, 카페는 이틀에 한 번 정도 방문했다. 하지만 계획한 1일 생활비를 기준으로 소비했기 때문에, 계획 대비 16만원 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 우리의 실제 프라하 한달살기 비용
      (2인 기준, 19년 7월 ~ 8월)
   - 프라하 한달살기 생활비 : 1,766,150원
   - 1회 평균 카페 비용 : 14,363원 / 1회 평균 장보기 비용 : 17,968원 / 1회 평균 외식 비용 : 26,880원


크로아티아 한달살기는 아직 진행 중이라 통계를 낼 수 없지만, 계획과 두드러지게 다른 은 멀리 갈 때를 제외하고는 교통비를 따로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자그레브는 숙소가 중심지에 있어, 굳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벽한 계획은 없겠지만, 한달살기 비용을 짜보는 건 우리가 허용할 수 있는 예산이 어느 정도 인지 정확히 알 수 있었기에 여러모로 도움이 되 과정이었다. 또한 여행 내내 처음으로 꼬박 가계부를 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 '한달살기'를 명사처럼 쓰고 있습니다.


* 한달살기 여행의 예산 계획을 다루는 편이기 때문에, 실제 지출한 총비용에 대해서는 다른 편에서 정리할 예정입니다. 


*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래 전자책에서 완성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
- 휴직하고 떠난 유럽 한달살기 여행(프라하, 크로아티아 유럽 한달살기 여행 지침서)


+ 한달살기 관련 다른 포스팅 (클릭 시 이동)
□ Part 2. 한달살기 준비하기
  - 소심한 우리의 한달살기 여행 준비

     [상상을 펼치며 준비하기 효과]
  - 마음 편한 한달살기 여행을 위한 지침

     [오랜기간 비어있을 집 대비하기]
  - 유럽 한달살기 여행, 무얼 가져갈까

      [해외에서도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물건]


□ Part 1. 여행의 시작
  - 한달살기 여행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적당한 시기를 찾지 않기로 했다]
  - 기대감에 일상을 보낼 수 있던 날들

     [처음부터 한달살기 여행을 생각한건 아니야]
  - 꼭 중심가로 숙소를 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생각해보면 우리집도 그런 곳은 아니니까]






이전 06화 유럽 한달살기 여행, 무얼 가져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