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파리에 살던 프랑스인, 왜 한국에 오기로 결심했냐고요?

'다름'을 즐길 줄 아는, 97년생의 한국살이 적응기

by 송혜교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단, 소속 없이 자신을 설명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프랑스에서 온 97년생 줄리엣입니다. 원래 파리에 사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어요. 에너지 효율 회사에서 경영 관리자로 일했죠. 최근 퇴사하고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한국에 왔어요. 여행이 아니라, 정말 1년간 살아볼 수 있게 된 거예요.



지난봄은 서울에서 보냈는데, 지금은 부산에 있어요. 저는 바다를 아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해변까지 걸어서 5분도 걸리지 않는 작은 집을 빌렸어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바다에 뛰어들고 싶어서요. 부산에서 여름 한 달을 보내고, 다시 서울로 돌아갈 계획이에요.






Q. 파리에 사는 것이 하나의 로망이었다고요?


네, 원래는 프랑스의 소도시에서 나고 자랐어요. 파리에서 두 시간 거리인 시골 마을에서요. 그러다가 프랑스 북부에 있는 도시인 릴로 대학을 갔죠. 사실 고등학교 졸업이 다가올 때까지 진로를 정하지 못했어요. 딱히 꿈꾸는 전공이 없어서, 입학을 몇 주 남겨놓고서 소셜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을 택했죠. 릴에서 생활하는 것도 아주 즐거웠지만, 저는 꼭 파리로 가고 싶었어요.


저는 코로나가 한창일 시기에 학부를 졸업했어요. 취준생활이 정말 악몽 같았죠. 다행히 기회가 생겨서 파리의 한 에너지 회사에 일자리를 구했어요. 비록 전공과는 관련 없는 일자리였지만, 5년 정도 일하며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요. 그리고 파리에 살고 싶다는 제 목표도 이룰 수 있었고요. 지금은 학부 때 전공했던 것보다 이 직업에 더 큰 열정을 느껴요. 워킹홀리데이가 끝나면, 프랑스로 돌아가 다시 그 일을 할 거예요.






Q. 그리고 지금은 한국에 살고 계시죠. 한국에 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다른 나라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꽤 오래전부터 했어요. 정확히는 18살 때부터요. 작년에 서울로 여행을 왔는데, 그때 알았죠. 서울이 저에게 딱 맞는 곳이라는 걸요! 저는 혼자 도시 곳곳을 탐험하는 걸 좋아하는데요. 저 같은 사람에게 서울은 아주 이상적인 도시예요. 할 것도 많고, 분위기도 좋으니까요. 또 서울에 친구들이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였죠. 덕분에 덜 외롭고, 모든 일이 훨씬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어요.



물론 K-Pop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예요. 저는 오랫동안 K-Pop 팬이었거든요. 프랑스에 살면 '덕질'이 쉽지 않은데, 서울에서는 콘서트나 각종 팬 이벤트가 활발히 열리잖아요.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정말 많죠. 예전에는 상상만 하던 것들이 이제는 제 일상이 되었어요.






Q. 한국과 프랑스는 정말 다른 문화를 가진 나라죠.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크게 체감한 차이점이 있나요?


일상에서 내내 차이를 느껴요. 사람들이 먹고, 말하고, 농담하는 방식까지요. 특히 공공장소에서의 행동이 아주 달라요. 처음엔 한국인들이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물건을 두고 가는 걸 보고 진짜 놀랐어요. 한국에서는 아주 흔한 일이지만, 프랑스에서 시도했다가는 자리를 맡기는커녕 물건이 슬쩍 사라질걸요!


식사 시간도 완전히 달라요. 한국에서는 보통 오후 6시쯤 저녁 식사를 시작하고, 30분에서 1시간 이내에 마무리되잖아요. 프랑스인들은 주로 오후 8시쯤 저녁을 먹어요. 그리고 식사 시간이 훨씬 길죠. 식사를 마친 후에도 테이블에 앉아 몇 시간씩 이야기를 나누는 게 보편적이에요.


제가 가장 주의하는 점은 유머인데요. 프랑스에서는 가볍게 비꼬거나 빈정거리는 블랙 유머가 아주 흔하거든요. 말하자면, 프랑스인들의 특징이에요. 하지만 그걸 영어나 한국어로 번역해서 이야기한다면 느낌이 아주 달라져요. 특히 아직 가깝지 않은 사이라면, 사람들이 제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하죠. 그 점이 살짝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Q.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프랑스에는 아주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하죠?


맞아요. 대표적인 예로, 저는 부모님의 결혼식에 참석했어요. 저희 부모님이 제가 열 살 때 결혼하셨거든요. 조금 낯설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프랑스에서는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살거나,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부모님의 결혼식에 간 게 아주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어요.


저에게는 이복 언니가 한 명 있어요. 아빠가 저희 엄마와 재혼하셨거든요. 비록 같은 집에서 자란 건 아니지만, 언니와 항상 연락을 주고받았어요. 언니의 어머니, 그러니까 아버지의 전 부인과도 가깝게 지내고요. 모두 항상 저를 환영해 주시고, 아주 다정하게 대해주세요.


어머니 그리고 동생과 함께


외가와도 아주 친해요. 어릴 때 일요일마다 할머니 댁에 가곤 했어요. 크고 오래된 집에서 아늑한 시간을 보냈죠. 할아버지는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할머니는 아주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셨어요. 아직도 그때의 따뜻한 기억이 생생해요. 그런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는 게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언제나 믿고 기댈 수 있는 가족과 함께라서 좋았어요. 특히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을 수 있었다는 점이요.






Q. 확실히 프랑스의 식문화는 한국과 아주 달라요. 프랑스의 교육과정에는 미식도 포함되어 있다고 들었어요. 어릴 적부터 음식이나 와인의 중요성을 많이 배우셨나요?


그럼요! 음식은 제 삶에서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해요. 어머니께서 요리를 정말 잘하셔서, 저는 매일 직접 만든 음식을 먹으며 자랐어요. 일요일마다 할머니댁에 가면, 몇 시간 동안 점심을 먹곤 했죠. 식탁 위에는 항상 맛있는 음식과 와인이 있었어요.


특별한 날이라면 샴페인도요. 이복언니의 아버지가 와이너리를 운영하시거든요. 18번째 생일에 정말 특별한 선물을 받았는데요. 저를 위한 샴페인을 만들어서, 병에 제 이름을 새겨주셨어요. 세상에 하나뿐인 샴페인인 셈이죠!


학교에 다닐 때도 지역 특산품에 대해서 배웠던 기억이 나요. 프랑스에서는 음식을 존중하고 즐기는 문화가 정말 강해요. 대부분 아이들이 음식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며 자라고요. 식사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에서는 한국과도 비슷한 면이 있어요.


특히 와인은 프랑스 식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인데요. 와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배우고, 적당히 즐기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 고향은 샴페인이 만들어지는 샹파뉴 지방과 그리 멀지 않거든요. 그래서 저는 학창 시절 첫 아르바이트를 와이너리의 포도밭에서 했어요. 정말 멋진 경험이었죠. 미식과 좋은 와인, 프랑스인으로서 아주 자랑스러워하는 문화예요.






Q. 파리, 릴, 그리고 프랑스 시골 마을에서의 일상은 각각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을 텐데요. 각 지역이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프랑스의 시골 마을에서 사는 건 정말 평화로워요. 마을 사람들 모두가 서로를 알고 있고, 삶이 아주 느리게 흘러가죠. 어릴 때는 그 소중함을 잘 몰랐지만, 지금은 자연을 만끽하며 자란다는 게 얼마나 큰 특권이었는지 잘 알아요. 저는 대학에 진학할 때까지 쭉 소도시에서 살다가, 입학과 동시에 릴로 이사했어요.


릴은 대학 도시로 아주 유명해요. 젊고, 활기가 넘치는 곳이죠. 사람들로 북적이고, 모든 게 빠르게 흘러가고, 언제나 할 일이나 볼거리가 있는 도시예요. 파리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죠. 그곳에서 가장 친한 친구들을 만났기 때문에, 제게는 아늑하고 친근한 기억이 많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해요.


파리 보쥬 광장에서


파리는 제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에요. 진정한 독립을 이뤘고, 많은 영감을 얻었거든요. 파리에서 저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찾아냈어요. 저는 시골 마을 출신이지만, 대도시에 사는 것도 잘 맞는다는 걸 깨닫게 됐죠. 다만 파리에서도 항상 공원 같은 녹지를 찾아다녀요. 저는 파리의 공원들을 정말 사랑해요.


각 도시에서 많은 것을 배웠어요. 십 대 시절을 시골에서 보내는 건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는 법을 배우게 된 계기였어요. 릴은 다양한 문화가 평화롭게 어우러진 도시이니, 학부 생활을 하기에 완벽한 곳이었고요. 파리는, 긴 설명이 필요 없는 도시죠. 파리에서 청춘을 보낼 수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에요.






Q. 특히 파리와 서울, 두 도시를 정말 좋아하시잖아요. 풍경, 사람들, 다양한 서비스, 문화까지 다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닐 텐데요. 파리에서의 삶과 서울에서의 삶을 비교해 본다면요?


네, 두 도시를 진심으로 사랑해요. 파리에 있을 땐 서울이 떠오르고, 서울에 있을 땐 파리가 그리워지죠. 파리는 역사와 트렌드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도시예요. 눈 닿는 곳마다 놀랍죠. 일요일 아침에 크루아상을 사러 가는 사람들조차 멋지게 차려입고 있어요. 반면 서울에서는 사람들이 잠옷 차림으로 외출하는 모습을 몇 번 봤어요! 파리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에요.


식생활도 꽤 달라요, 서울의 외식 물가는 정말 합리적이더라고요. 돈을 펑펑 쓰지 않고도 갈 수 있는 식당이 다양하다는 게 엄청난 장점이라고 느꼈어요. 파리에서는 외식 물가가 너무 비싸서 주로 집에서 요리해 먹어야 했거든요. 그래도 파리는 전 세계의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라, 외식할 때마다 항상 새롭고 색다른 것을 접할 수 있다는 점은 좋아요.



또 파리 사람들은 야외에 앉아서 식사하거나 뭔가 마시는 걸 좋아해요. 비가 오든, 눈이 오든, 심지어 겨울에도요! 여름이면 테라스에 앉아 도시의 에너지를 느끼고,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게 큰 기쁨이에요. 서울에서 느낀 흥미로운 점은, '혼밥'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드물다는 거였어요. '2인 이상 주문 가능'이라고 적힌 곳이 많아서 식당 고르는 데 고생을 좀 했어요. 파리에서는 혼자 밥을 먹고 카페에 가는 게 엄청 흔한 일이라 이 부분을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서울은 정말 활기차고 밝은 도시예요. 다채로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라고 느껴요. 전통을 보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술적으로 앞서는 도시죠. 특히 한국의 대중교통은 정말 최고예요. 깨끗하고, 시간도 정확하고, 이용하기도 편리하죠. 제가 파리에 대해 그리워하지 않는 게 딱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더러운 지하철이에요….


사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사람들과 교류하기 조금 어렵다고 느꼈어요. 지나가는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인사하거나 대화하는 문화는 아니잖아요. 하지만 막상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다들 정말 친절하더라고요.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다는 게 느껴져요. 처음 교류하는 데 진입장벽이 있을지는 몰라도,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항상 도움을 많이 받아요. 서울에서 다정한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났어요. 물론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라, 한국에나 프랑스에나 무례한 사람은 있기 마련이겠지만요!


파리가 우아하고 시대를 초월하는 느낌이라면, 서울은 빠르고 현대적이며 세련된 도시라고 생각해요. 두 도시 모두 특유의 에너지가 넘치죠. 그 대조적인 모습이 정말 좋아요. 하지만 결국 제 마음의 고향은 언제나 파리일 거예요.






Q. 워홀러로서 한국에 사는 건 어떨지 궁금하네요. 보통 하루를 어떻게 보내나요?


저는 지금 직장도 없이, 해외에 머물고 있잖아요. 시간이 빨리 갈 수밖에 없는 구조죠. 그래서 더더욱 주어진 한 해를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아요. 구체적인 일과는 머무는 곳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지만,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 노력하죠. 보통 오전 9시쯤 일어나서 꾸준히 한국어를 공부해요. 일주일에 두세 번은 달리기를 하고요.


여름 동안 부산에 머물고 있는데요. 요즘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바닷가에서 보내요. 사실 친구 한 명 없는 도시에 온다는 게 생각보다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어요. 처음에는 외롭기도 했고요. 그래도 용감하게 결정을 내린 덕분에, 요즘 아주 즐겁게 지내고 있어요. 부산에서 새로운 친구들도 사귀었고요. 서울에서의 생활과 비교하자면 훨씬 여유로운 느낌이 들어요. 이 시간을 충분히 즐기고, 또 의미 있게 만들고 싶어요. 삶의 균형을 찾는 거죠.






Q. 직장을 그만두고 지구 반대편으로 이사하다니, 정말 용감한 결정이에요. 앞으로의 행보도 궁금한데요. 한국에서, 또 프랑스에서 어떤 시간을 보낼지 계획한 것이 있나요?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해외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두렵지는 않았어요. 다만 떠나기 전에 돈을 충분히 모아둬야 한다는 게 좀 스트레스였죠. 한국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지, 수입 없이 여행만 하다가 돌아오게 될지 알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돈을 충분히 모으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어요. 혼자 여행을 다녀본 경험도 있고, 서울에 친구들도 있으니 크게 문제 될 건 없겠다고 생각했죠.


저는 모든 걸 계획하고 움직이는 사람은 아니에요. 순간을 살면서 앞으로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지켜보는 편에 가깝죠. 너무 많은 것을 고민하기보다는 본능을 따르고 싶어요. 지금으로써는 한국을 탐험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쌓고, 친구들을 사귀고, 한국어 실력을 쌓는 게 가장 주된 목표예요.


워킹홀리데이가 끝나고 프랑스로 돌아가면, 아마 다시 파리에 머물 것 같아요. 그런데 최근에 부산에서 지내면서, 바닷가에 산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 깨달았어요. 그래서 남프랑스로 이사하는 건 어떨까, 생각하고 있어요. 일자리를 찾을 수만 있다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겠죠?






Q. 순간을 즐길 줄 아는 여행자네요. 그렇다면 요즘에는 무슨 재미로 사나요?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는 재미요. 몇 시간이고 바다를 보는 게 정말 좋아요. 바다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바닷가에서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게 더 수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저는 나이에 상관없이 사람들과 즉흥적으로 대화 나누는 걸 좋아하거든요.


정말 놀랍게도, 최근에 달리기에 푹 빠지게 됐어요. 저는 원래 격렬한 운동을 안 좋아하거든요. 제 안에 이런 면모가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이제 해변을 달릴 시간이 기다려져요. 뛰다 보면 생각도 정리되고, 스스로 한계를 깨는 도전을 거듭하게 되기도 해요. 좋은 루틴이 생긴 거죠.


또 최근에 사귄 친구가 제게 큰 기쁨이에요. 부쩍 친해져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거든요. 누군가와 행복한 순간을 공유한다는 게 정말 좋더라고요. 해변을 거닐든, 함께 커피를 마시든, 그냥 이야기를 나누든…. 무언가 함께 즐길 사람이 있다는 게 제 일상에 좋은 영향을 줬어요.






Q. 한국에서는 세대론이 꽤 널리 퍼지고 있어요. 특히 'MZ세대'에 대한 고정관념도 있죠. 프랑스에도 '요즘 애들'에 대한 편견이 있나요? 그렇다면, 본인은 MZ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프랑스도 사정이 비슷해요. '요즘 애들'이라는 고정관념이 아주 확실하죠. 기성세대의 말에 따르면 우리는 항상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너무 직설적으로 말하고, 이전 세대에 비해 의욕적이지 않다고 해요. 또 인종, 성차별, 종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치적 올바름을 너무 중시하고,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고요.


어느 정도는 사실일지도 몰라요, 저도 온라인에 머무는 시간이 길고, 인종차별적이거나 성차별적인 '농담'을 들으면 주저하지 않고 목소리를 내거든요. 하지만 이게 무례한 태도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제가 게으르다고 여기지도 않고요.


단지 세대가 변하면서, 생활 방식과 우선순위도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뿐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어머니는 제 커리어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세요.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으로 훌쩍 떠나왔으니까요. 반면 저는 자유롭게 여행하고,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고, 삶을 더 건강하게 꾸려갈 수 있는 직업을 구하는 데 더 관심이 많아요. 그러니 저는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른 사람인 셈이죠.






Q. 10년 전의 나와 10년 후의 나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요?


10년 전까지만 해도 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어요. 수줍음이 많고, 자신감이 없었고, 슬픔에 잠겨 보내는 시간이 아주 길었죠. 지금과 방향은 조금 다르지만, 당시에도 '덕질'이 제 삶에 큰 위안을 주었어요. 무언가를 사랑하는 마음이 슬픔 속의 기쁨이 되어주었죠.


시간이 흐르면서 내면이 많이 성숙해졌어요. 저 자신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고, 안정감도 생겼죠. 그러니 10년 후에는 더 자신감 넘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이 되어있기를 바라요. 인내심과 강인함으로 나만의 삶을 그려나가는 사람이 될 거예요. 팬으로서의 삶도 계속될 거고요.


그리고 물론, 그때쯤에는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길 바라요. 지금 이 인터뷰를 영어로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한국어로 답변할 수 있겠죠. 그런 도전을 떠올리면 마음이 설레요!






Q.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직업일 수도, 라이프스타일일 수도, '파리에서 계속 사는 것'일 수도 있죠.


샤이니 태민과 결혼하는 것…. 하하, 좋은 질문이군요. 사실 아직 명확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마음을 다해 행복하고 싶어요.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사랑하고, 평화를 느끼는 지점에 도달하는 게 목표예요.


계속 여행을 다니며 새로운 곳을 둘러보고,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도 싶지만, 한편으로는 안정적으로 정착해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도 가지고 있어요. 파리를 좋아하지만, 언젠가 바다 근처에서 살고 싶다는 꿈도 있고요. 삶에 너무 지칠 때 바다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거든요.



일과 취미, 인간관계를 모두 즐기는 균형 잡힌 라이프스타일이 제 꿈이에요. 독립적인 사람이 되어 스스로를 돌볼 수 있으면서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충분히 시간을 보내고 싶죠. 저에게는 가족과 친구들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SNS를 몇 시간 동안 스크롤하는 사람이 되기보다는, 끊임없이 영감을 찾고, 저 자신에게 집중하고, 생산적이며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분들께. 삶은 길고 고된 여정이지만, 꿈을 좇을 용기를 끝내 잃지 않으시길 바라요. 저에게는 항상 새로운 문화에 대한 갈망이 있었어요. 계속 공부하고, 도전했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죠. 영어를 배워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는 데만 몇 년이 걸렸고, 오랜 꿈이었던 해외살이를 이루는 데는 10년이 걸렸어요.


하지만 그런 과정을 지나온 끝에 지금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매일 설렘 가득한 삶을 살고 있어요. 꿈이 너무나 멀게 느껴질지라도 계속 나아가세요. 한 걸음 한 걸음이 모두 '진정한 나'에게 다가가는 길이 될 테니까요.




Edited by 송혜교

인스타그램에서도 만나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