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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by 키다리쌤

꿈같은 시간이 흘렀다. 즐거웠던 순간들도 때론 암흑같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듯한 순간들도 지나 이제 네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엄마라는 나의 이름! 다른 어느 것보다 마음에 들고 애착이 가는 이름이다. 네 명의 아이들이 엄마라는 이유만으로 나를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한다는 것이 신기하고도 즐겁다.

물론 아이들을 키운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더더군다나 4명의 아이를 기른다는 것은 끊임없는 엄마의 희생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날마다 반복되는 일과! 씻기고 먹이고 숙제 봐주고 재우고 고된 노동을 마쳐야 하루가 끝나는 엄마라는 이름의 하루! 그리고 경력이 단절된 채로 10년 동안 엄마로서의 삶을 산 나!

특히 작년 한 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엄마의 삶은 과중되었다.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 학교 수업 맞춰 진도 챙기랴 삼시세끼 밥 먹이랴 집안일 3종 세트 빨래, 청소, 설거지까지 엄청난 스트레스를 짊어지고 살았다


이렇게 10년의 육아 휴직을 하면서 사람들이 "언제 복직할 거야?" 물으면 "막내들이 학교에 들어가면 일하려고요." 대답했었는데 그 말대로 막내들이 학교에 들어가면서 복직했다. 물론 친정어머니와 막내 동생의 도움을 받고 있다. 아이들 아침 먹이고, 오후에 퇴근 전까지 아이들을 놀이터에 데리고 나가 놀게 해 주시고, 청소, 빨래, 설거지, 음식까지 해주셔서 복직이 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직장인 엄마에 독박 육아! 진정으로 존경한다.)


10년 만에 복직을 하면서 나는 놀랍게 나의 일에 적응해 나갔다. 마치 10년의 세월이 통편집되고 어제의 나도 학교에 일하러 다닌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10년을 일하고 10년을 쉬면서 일하는 것이 그리웠을까? 나의 직장 학교에서의 8시간과 출퇴근(편도로 1시간 10분 정도 걸린다) 2시간도 너무나 행복하다는 사실이다. 여태까지 육아로 24시간 아이들에게 얽매여 지냈었다. 그러나 이젠 아이들과 분리된 시간도 너무나도 즐겁다. 처음에는 출퇴근 시간에 수업 준비도 하고 밀린 업무를 했다. 이제 좀 여유가 생겨 보고 싶었던 드라마도 보고 영화도 보고 이젠 글도 쓰고 진정한 나의 자유 시간이 된 것이다.


나의 복직이 내 속에 있는 또 다른 나를 깨운 느낌이다.

'작가님! 이제 일어나세요.' 말하고 있다.

판잣집의 둘째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네 아이의 엄마에서 작가로

끊임없이 내 안의 욕구들이 용솟음치는 것을 느낀다.


늘 말로만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었는데

직접 글을 쓸 수 있는! 집중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

나만의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이

날개 달린 나비처럼 나를 자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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