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첫 등교날! 설레는 마음으로 트램을 타고 학교에 갔어요.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걱정 엄마인 저도 걱정이에요. 우리는 여기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요? 답이 이미 정해진 (잘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질문을 끊임없이 마음속에 되새겨요.
학교에 가니 강당에 새로 온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의자에 앉아 계시고 주위에 선생님과 재학생 아이들이 새로 온 친구들을 환영해 주러 학교에 왔어요. 자의든 타의든 기특하고 고마운 아이들이에요. 시작 시간이 되니 부엉이를 닮은 지혜로워 보이는 여자 교장선생님이 간단한 학교 소개 하시고 부장 선생님이 인사하셨어요. 이어 대표 부장선생님께서 마이크를 받아 본격적으로 학년별로 해당 선생님을 알려주시네요. 어제 학교 홈페이지에서 사진으로 아이들 담임 선생님을 보았더니 내 아이의 선생님이 신기하게도 한눈에 딱 들어와요.
잠시 이어진 커피 휴식! 멀리서 한국분이시죠? 인사하셔서 미국에서 온 한국 언니와 한참 수다를 떨었어요. 해외에서 만나는 한국 사람은 특히 더욱 반가워요. 거기에 한 명 더 그렇게 셋이서 한참 이야기 나누는데 교장선생님께서 학교를 둘러보자고 하셔서 함께 따라나섰어요. 학부모 20명 정도 교장선생님과 학교 투어를 하는데 이 학교는 1층만으로 지어졌고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밖으로 나가기 좋게 설계되었다고 설명하시네요. 게다가 커다란 벽대신 벽과 같은 커다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채광 햇빛이 교실마다 싱그럽게 빛나고 있다고 강조하셨어요.
그 와중에 저는 한국에서 다니던 학교 생각에 괜스레 서글퍼졌답니다. 쉬는 시간에 운동장에 나가고 싶다는 아이들과 운동장이 너무 좁아 안 된다는 선생님! 학교 끝나고 운동장에서 실컷 놀라고 했더니 학교 운동장은 학교 끝나고도 사용 못하게 되어 있다는 아이들의 말에 서글픈 마음을 넘어 어른들이 참 아이들에게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즐겁게 놀 권리가 있는 아이들인데 우리는 너무 좁은 공간에 아이들을 가둬놓는 교육을 하고 있지 않나? 뭐 이런 생각이 들었지요.
아이들은 담임선생님과 반친구들과 학교를 둘러보고 돌아왔어요. 걱정과 달리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 보여 다행이에요. 잽싸게 일어나 쌍둥이 담임선생님께 인사드리러 갔어요. 어제 본 사진처럼 인상 좋으시다는 말을 건넸더니 때로는 사진이 많은 정보를 전달한다고 밝게 웃으시네요! 이어 첫째 담임선생님도 인사드리고 돌아왔어요. 그래도 실물을 뵙고 나니 더욱 안심이 되네요. 피부색이 다르고 사용하는 말이 달라도 사람은 똑같은 사람이니까요. 이렇게 IB학교의 첫날이 시작되었어요.
(한국 학교에서도 매년 초마다 아이의 사진이나 동영상이 학교 앨범이나 홍보 책자에 들어가도 되는지 동의서를 받는데 이곳에서는 부장선생님 같은 분이 엄마인 저에게 말로 물어보시네요. 간편하게 “yes” 말로 끝냈어요. 종이나 이메일 통해 기록을 남겨놓을 만도 한데 말로 끝내신 것이 신기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