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독일어 학원에 다니게 되었어요. 아무도 제가 독일어 배우는 것을 원하지 않고 지원해 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제 돈으로 학원을 등록했어요. 학원에 가보니 대사관 관련된 사람들은 대사관에서 지원해 주고 일하는 곳에서 지원해 주기도 하더라고요.
독일어로 일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어찌어찌 살기에 꼭 반드시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러나 10년 전에 취리히에 살면서 아기와 어린이를 키우며 독일어를 제대로 배울 수 없어 동사무소에서 배우는 수업으로 만족해야 했어요. 아이들도 공짜로 돌봐주고 독일어 수업도 거의 돈을 지불하지 않아서 꽤 괜찮은 수업이었지만 단점이라고 한다면 이주민 엄마들을 대상으로 한 수업이라 너무 느리다는 거예요.
그래서 스위스를 떠나 오면서 다시 오게 되면 독일어를 꼭 배워야겠다고 다짐했었거든요. 언어가 통해야 이 나라를 제대로 즐길 수 있겠더라고요. 트램을 타도 마트에 가도 길거리 광고도 독일어인 곳이 바로 이곳이니까요. 어디서나 독일어 자극이 되는 곳이에요.
어학연수 왔다고 생각하며 독일어를 배우는데 배울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더라고요. 돌봐야 할 아기가 없고 아이들도 다 학교에 가고 독일어 못 배울 이유가 없으니 이렇게 좋은 환경이 어딨겠어요?
다른 또 하나의 자극이 있다면 한국인 Y언니예요. 이미 5개 언어를 하면서 6번째 언어로 독일어를 배운다는 언니를 보며 의지를 다져 보아요. 또 집에서 복습도 얼마나 철저히 하시는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독일어 실력을 저도 느낄 수 있을 정도예요. 저도 배우는 데는 어디서나 뒤떨어지는 편은 아닌데 언니를 보며 더 열심히 익히고 연습해야겠다고 다짐해요.
아직 독일어가 어찌 사용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잘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