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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다리쌤 Oct 26. 2024

독일어책에서 스위스를 보다 1

알레마니아 독일어 학원에 다니면서 독일어 교재를 샅샅이 살펴보게 되었어요. 재밌는 것은 독일어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위스 돈, 스위스에 대한 간략한 소개( 인구, 크기, 사용되는 언어, 유명한 물건 등등), 26개 칸톤의 위치와 대표하는 깃발 등등을 알려주고 있었어요.


아이들의 하루 일과에 대해서도 나오네요. 아침에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쓰고 문제 풀고 오후에는 만들기나 체육 활동을 한다고 하는데 이런 활동들은 한국과 비슷한 것 같아요. 그러나 스위스 아이들은 대개 점심때 집에 가서 밥을 먹고 온다는 거예요. 한국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에요. 다 학교에서 점심을 먹으니까요. 가끔씩 스위스에 사는 한국 엄마들이 점심때마다 아이들 점심 차려 줘야 해서 귀찮다고 하던데 여기는 집에서 점심 먹는 문화라 이게 당연하다는 입장이에요. 저도 새벽 6시에 일어나 네 아이의 도시락을 싸서 학교에 보내는데 한국에서 아이 키우는 엄마들이 부러워요. 학교에서 먹을 수도 있는데 상당히 비싼 편이에요. 한 끼에 15프랑이니 현재 환율로 2만 원 4천 원 정도이고 네 아이가 먹는다 치면 점심 한 끼에 우습게 십만 원 쓸 것 같아요.


그러나 일하는 엄마가 40퍼센트 근무하는지 50퍼센트 근무하는지 묻는 질문을 보니 여기서는 엄마들이 퍼센트로 근무를 할 수 있게 되어 그런 면은 부러웠어요. 한국은 대부분 100퍼센트 근무라서 때로는 어린아이 키우는 엄마들은 어려움에 직면하고는 해요. 이렇게 퍼센트 근무가 가능하면 육아와 일을 병행하기 더 쉬울 것 같아요!


친한 언니 중에서 대기업에 다녔지만 코로나 시기에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를 혼자 둘 수 없고 몸도 아팠던 시기라 회사를 그만둔 언니가 있는데 뒤늦게 후회하는 눈치였어요. 아이는 클수록 엄마의 손을 떠나고 한번 그만둔 회사는 다시 다닐 수 없으니 경력이 단절되었지요. 절반만 일하는 50퍼센트 근무만 가능하더라도 유지할 수 있었을 텐데요. 유연한 근무 제도를 시행하는 스위스를 보면서 그 제도는 한국에서도 배워가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요즘이에요.


10년 동안 아이들 키우며 육아휴직하다가 올해 여름까지 학교에서 3~4년 일하다 보니 저의 일이 제게 돈뿐만 아니라 생기와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더라고요. 일하기 원하는 엄마에게 경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연한 근무 가능한 사회 제도가 뒷받침된다면 엄마들의 정신 건강에도 좋고 아이들을 돌보는 것도 가능해질 것 같아요.


스위스 독일어책을 공부하면서 독일어뿐만 아니라 사회의 단면을 살펴보고 있어요. 앞으로도 잘 배워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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