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중학교에서 하는 정보의 밤(5시 30분에서 7시 중학교는 7시 30분)에 다녀왔어요. 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 교실에서 담임 선생님의 교육 지침과 각 과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설명을 듣고 학부모님들이 줄을 서서 각자 선생님과 인사 나누었지요. 중학교는 교장선생님의 간단한 설명을 듣고 같은 학년 학부모님들과 다니며 교과 선생님들이 계신 교실에서 각 교과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설명을 들었구요. 한국의 학부모 총회와 비슷해 보여요. 한국에서도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학부모 총회 때 학급 운영에 대한 설명을 들어요. 그리고 이런저런 반대표, 자원봉사자 등등 뽑기 바쁜데 여기서는 그런 과정이 없네요.
다만 중학교 학부모 총회 설명을 듣고 나오면서 한국 Y언니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한국에서 중학교에 찾아갈 때면 아이가 공부를 잘해서 엄마인 제가 기가 살았다고 한다면 같은 반 공부가 그저 그런 친구의 엄마는 학교에 갈 때면 기가 죽고는 했었다구요. 실제로 아이들 공부가 엄마 인생에 중요한 일은 아니지만 한국은 아이들이 공부에 의해 등급지어지고 그에 따라 엄마들도 영향을 받게 되는 문화라고 한다면 이곳은 각자의 개성이 더 존중되는 문화인 것 같아요.
누구의 성적에 의해서가 아니라 아이들 각자가 관심 있게 연구하는 분야에 따라 개성을 존중받는다는 것이 공부에 의해 등급지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제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답니다. 이곳에서 아이도 저도 영어 잘 못하는 외국인일 뿐이니까요. 문화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살짝 주눅 들어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스위스 오기 한 달 전 어느 날인가 다리 위에서 강물을 바라보는 고등학생을 지나치지 못하고 한참을 지켜보았어요.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할까? 혹시나 성적 때문에 비관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더라고요. 한국 사회에서는 주변에 흔히 자주 볼 수 있는 모습이에요.
유럽처럼 공부에 의해 아이들이 등급지어지지 않는 사회, 그로 인해 엄마들까지 매여 있지 않을 수 있도록 우리 사회도 바뀔 수 있을까요? 색다른 마음의 경험이 정말 다른 사회에 있음을 실감 나게 느끼게 해주는 정보의 밤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