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2층으로 올라갔어요. 그린란드에 대한 전시가 이어지네요. 별다른 지식 없이 올라갔는데 떡하니 이어폰이 놓여 있어 아이들과 하나씩 귀에 끼고 갔어요. 그랬더니 커다란 스크린에 그린랜드의 빙하와 물개를 잡는 동영상이 틀어져 있고 이어폰잭을 끼워 소리를 듣게 되어 있어요. 물개를 잡아 바위에서 물개를 칼로 가죽과 살을 분리하는 장면을 한참 보았는데 아이들은 “엄마, 동심이 파괴되었어요.” 하며 괴로워했어요. 저도 충격이었는데 아이들은 어떻겠어요. 그래도 주민들의 삶에 가죽은 옷으로 물개 고기는 음식으로 큰 역할을 했겠죠.
조그만 스크린에는 다양한 분야의 주민들 인터뷰 영상과 그 인터뷰를 세가지 언어 영어, 독일어, 불어 중 골라 들을 수 있도록 해 놓았어요. 영어에 잭을 꽂아 처음 들은 인터뷰는 전통 신발이나 옷을 만드는 사람이었어요. 아들이 사냥해온 북금곰으로 신발과 바지를 만들었는데 이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고 북금곰이 예전처럼 잘 안 잡혀 더이상 만들 수 없는데다가 전통 옷을 만드는 전수자가 없는 실정에 본인도 딸이 있는 덴마크로 갈 생각도 하신다고 하네요. 만들어 놓은 작품들 중 저장할 것은 조금 정리해서 남기고 나머지는 버려질 것 같다며 향후 50년이 지나면 이 전통이 사라질 것 같다고 아쉬워하시더라구요.
주변을 살펴보니 세네가지의 공간을 나눠 커다란 스크린과 함께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 인터뷰 영상을 올려 놓았는데 처음에는 그린란드 주민의 삶 이었다면 교육 그리고 산업, 농업, 그리고 미술관이나 박물관과 음악과 관련된 주제별 커다란 스크린과 인터뷰 영상이 올라와 있어요.
저도 이사람 저사람 인터뷰 영상을 들었어요. 농부, 배우, 박물관 관계자 등등이요. 두번째 인터뷰는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외지에서 공부하고 부모님과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고향으로 돌아오셨다고 해요. 영상을 통해 초등학교 공개 수업 교실 영상도 볼 수 있었어요. 아이들의 발표를 지켜보는 부모님의 모습이 친근하네요.
세번째에는 외국인으로 그린랜드에 사는 사람의 인터뷰를 들었어요. 그 나라 언어인 그린란드어를 배우고자 하면 이웃들이 두 팔 걷고 돕는다고 해요. 지역 사회가 서로 돕고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이미지라고 하는데 이런 것들은 직접 겪어 보지 않으면 모를 것 같아요.
그린란드 소개하는 설명을 살펴 보니 지도에서 커다란 대륙의 가운데는 사람이 살지 않고 왼쪽편 해안가에 대부분의 사람이 살고 있어요. 인구가 56000명 정도라는데 그 중 누크라는 수도에 1/3이 넘는 많은 사람이 살고 있네요. 한국의 서울이 떠올랐어요.
박물관에 가기 전만 해도 그린란드에 대해 잘 몰랐는데 주민의 삶에 대한 인터뷰와 동영상을 보았더니 실제로 다녀온 것 같아요. 아이들과 함께 또는 따로 인터뷰를 들으며 그린란드를 알아 가는 시간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