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리히에 간 김에 피파박물관에 다녀왔어요. 엄마들로부터 꽤 괜찮다는 말은 들었었는데 직접 다녀오니 그 말이 헛말은 아니더라고요. 더 있고 싶어 하는 아이들에게 저녁 약속이 있어서 가야 한다고 하면서 데리고 왔으니까요. 피파 박물관은 볼거리와 놀 거리가 조화를 이뤄 축구를 좋아하는 둘째뿐만 아니라 셋째와 넷째도 다양한 축구 놀이를 즐기다가 왔어요.
일단 도착하면 표를 사야 하는데 역시 패밀리 연간 뮤지엄 패스로 그냥 들어갔어요. ( 어른 - 26프랑, 어린이 - 15프랑 / 온라인으로 구입하면 1프랑씩 할인, 가족은 어른 2명, 아이 2명 - 65프랑) 입구 근처에 동그랗게 빨, 주, 노, 초, 파, 남, 보 무지개색깔별로 유니폼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중에 한국 유니폼을 찾았어요. 빨간색 태극무늬가 붙은 유니폼이 딱 눈에 띄어요.
근처에 역대 남자 월드컵과 여자 월드컵에 따라 사진이 전시되어 있는데 역시 그중에 한국 사진을 찾아보았어요. 눈에 띄는 것은 2002년도 월드컵이었어요. 한국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처음 맞이하는 4강 진출에 흥분해서 응원하느라 온 나라가 시끌벅적했잖아요. 빨간색 응원 티셔츠를 입고 ‘붉은 악마’라는 이름으로 함께 응원하는 모습도 사진에 담겨 있어요.
한편에 의자들이 놓여 있어 의아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월드컵에 사용되었던 의자였어요. 월드컵마다 거의 다른 의자였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죠. 별생각 없었는데 의자를 찾아보니 한국 월드컵 때는 회색이었어요. 빨간색, 파란색, 회색, 접히는 의자, 안 접히는 의자 다양해요.
다양한 전시를 보다가 한층 위로 올라갔더니 아이들 게임 코너가 있었어요. 호텔이나 게스트 하우스에서 흔히 즐기던 축구 보드 게임과 앉아서 즐기는 축구 게임, 자석으로 사람이 움직이고 축구공을 차는 보드 게임, 컴퓨터 축구 게임 등등이 있었어요.
아이들은 앉아서 좁은 공간에서 발로 하는 축구 게임을 하네요. 발로 이리저리 공을 차는데 공이 골로 들어갈 때마다 깔깔거리며 재밌어했어요. 의외로 기발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참 다양한 축구 게임들을 즐기는데 일요일이라 사람이 좀 많아서 재미있는 게임들은 기다려야 해서 못했어요. 그리고 저녁 약속이 있어서 그만 나가야 한다고 했더니 아쉬워하더라고요. 조만간 평일에 친구들과 다시 또 올 것 같아요. 그때는 실컷 축구 게임을 즐겨 볼 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