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운 SNS 운영하기, 그걸로 충분하다.
블로그 수업으로 인연을 맺은 수강생 S와 우연히 비슷한 시기에 교통사고를 당했고, 그녀와 같은 한의원에 침 맞으러 다니는 사이가 되었다. 수업 외에는 만나본 적이 없다가 단 둘만의 시간을 가지게 된 것이다. 나란히 침대에 누워 침을 맞고 라운지에 앉아 뜨끈한 계피차 한잔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개인적인 일로 상황이 좋지 않은 그녀는 나에게 신세한탄을 하듯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나는 그저 가끔씩 호응을 하며 묵묵히 들어줄 뿐이었다. 어느정도 해소가 되었는지 그녀는 여름부터 겨울까지 반나절 나를 지켜봐 온 소감을 이야기 해주었다.
"선생님은 등불을 들고 오솔길로 이끄는 안내자 같아요."
나에게 자신을 좋은 길로 인도하는 안내자 같다고 했다. 가시덤불이 가득한 숲에서 자신의 손을 이끌고 덤불 옆으로 나 있는 조그마한 오솔길이 있다고 손을 잡고 이끄는 것 같다고 했다. 나는 그렇게 표현할 줄 아는 그녀가 더 멋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블로그 수업을 하면서 의도했던 내 속마음을 알아준 것이 참 고마웠다.
블로그 수업이지만 사람들이 블로그에만 치중하지 않기를 바랬다. 수업 이름을 '나다운 블로그 운영하기'라고 지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블로그를 잘 하는 것보다 내가 누구인지 알고 나를 잘 담아냈으면 했다. 블로그를 잘 하기보다 그것을 도구로 삶을 더 잘 살아냈으면 했다.
"바로 그게 연금술의 존재 이유야. 우리 모두 자신의 보물을 찾아 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게 연금술인 거지. 연금술사들이 하는 일이 바로 그거야. 우리가 지금의 우리보다 더 나아지기를 갈구할 때, 우리를 둘러싼 것들도 함께 나아진다는 걸 그들은 우리에게 보여주는 거지." -연금술사,파울로 코엘료 -
나의 숨은 의도를 알아챈 수강생이 S 단 한명일지라도 내 할 몫을 했으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