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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고래 May 27. 2024

비교보다 나답게

우울할 땐 SNS와 거리두기

사람들이 SNS를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비교'일 것이다. 너도나도 SNS에 자신의 사생활을 드러낸다. 그러다보니 보고 싶지 않은 모습까지도 봐야하는 일들이 있다. 내 마음이 단단할 때는 괜찮지만, 보통 다른 사람의 잘나가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흔들리기 마련이다.


'저 사람은 항상 행복한데 나는 왜 이렇게 우울하지?'

'저 사람은 잘나가는데 나는 왜 이렇게 찌질할까?'

'저 사람은 돈이 많은데 나는 왜 가난할까?'


우리는 타인이 보여주는 딱 그 한장면만을 보기 때문에 그 뒤에 숨어 있는 과정을 보기가 어렵다. 지금 마음이 힘든 나에게 다른 사람의 행복은 내 현실과 더 극명하게 대비된다. 자연스레 그들과는 다르게 살고 있는 지금 내 처지를 비관하기 쉽다.


이런 점이 싫어서 SNS를 아예 하지 않는다는 지인도 있었고, 일부로 더 있어보이는 듯 나를 드러낸다는 지인도 있었다. 비단 SNS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타인을 의식하며 사는지를 알아차려야 한다. 그리고 보여주는 모습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 잘나가는 듯한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 그 이면에는 그렇게 되기 위한 수많은 과정이 있었을 것이다. 오늘 정말 행복해보이는 듯한 모습 그 다음 내일은 힘든 일이 있을 수도 있다. 삶은 누구에게나 희,노,애,락을 다 담고 있다. 마냥 행복할 수만도, 마냥 우울할 수만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면서 나름 한 분야에서 성공해보이는 듯한 블로거 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주눅이 들었다. 그렇게 앞서 있는 많은 사람들 틈에서 이제 고작 '그지같이' 내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 나도 블로그를 해도 될까라는 자괴감도 나를 괴롭혔다. 그럼에도 꿋꿋히 내 생각들을 마구 써내려가던 어느 날 문득 이상한 자신감이 들었다.


'그래, 잘하는 사람들은 많이 있지만, 나와 똑같이 글을 쓰는 사람은 없잖아. 그냥 나답게 하자.'

처음으로 '나답게'하면 된다는 걸 깨우친 순간이었다.


삶에는 정답이 없기에 나다운 삶을 살아보겠다고 제주도까지 왔는데, 하물며 블로그가 뭐라고 정답이 있을까 싶었다. 사람이 다 다르듯이 나라는 사람 또한 유일하니까, 내 이야기를 내 생각대로 써내려 간다면 그게 가장 나다울 것이라 믿었다. 그렇기에 내 SNS는 가장 나답다. 어쩌면 보여지는 나보다 더 내 속이야기를 많이 꺼내놓았기에 나보다 더 나답다. 블로그 이름을 더 나다운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라는 의미로 '더나나 스토리'로 지은 이유다.


내 이야기를 글로 쓰고, 또 다시 읽으면서 자기 성찰의 기회가 된다. 자연스레 타인의 시선보다 내 시선을 더 의식하며 살아가게 된다.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기 시작하면서, 타인의 삶도 그들이 보여주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이 생겼다. 나 또한 좋을 때가 있으면 불행할 때도 있고, 힘들때도 있는 것처럼, 그들도 그러할 것이다. 내가 지금 자랑하는 그 일들을 해내기 위해 수많은 과정의 시간을 거친 것처럼, 그들도 단번에 된 것이 아니라 그 대가를 치뤘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는 비교의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당연히 지금도 부러운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단단히 나의 오늘을 잘 살아내려고 노력한다. 비교하고 부러워한다고 나는 그가 될는 없고, 나다울 수는 있기에 내일 더 나다울 수 있도록 주어진 내 삶에 충실하려고 한다. 그래도 마음이 힘들어 진다면, SNS를 잠시 멀리하는 것도 좋다.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마음을 진정시키면 다시 또 돌아오고 싶어지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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