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곧 세계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데미안], 헤르만헤세
[데미안]에서 싱클레어는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자신의 알을 깨뜨려 나간다. 사람들은 곧 세계다. 우리는 사람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확장 시킬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나와 비슷한 환경의 사람들로만 맺어진 오프라인에서 내 세계는 좁을 수밖에 없다. 반면에 내 꿈을 키워나가는 온라인 세계는 한없이 넓다. 내 집 작은 책상 위에서도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아니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미국도 가고 영국도 간다. 마음먹은 곳은 어디든 갈 수 있고, 누구든 만날 수 있다.
블로그를 시작할 때부터 나를 응원해 주는 친구는 영국에 살고 있다. 내가 쓰는 글에 한결같이 응원의 댓글을 남겨주었다. 어느 날 영국에서 직접 손으로 쓴 편지와 선물을 한가득 넣어 택배를 보내왔다. 편지에는 꿈을 꾸며 실행해 나가는 내 모습을 보며, 자신도 꿈을 가질 수 있었다고 쓰여있었다. 나의 첫 책<마흔, 나를 빛내는 시간>을 출간하고 책과 간식들을 영국으로 보내주었다. 내 책을 읽으며 눈물이 났다고, 그녀도 책을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연락이 왔다. 나는 그녀에게 기꺼이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나누어줄 것이다.
4년째 블로그로 소통하는 또 다른 이웃은 제주에 살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면서 자기 계발을 하는 점이 비슷해서 소통하게 되었다. 우리 둘 다 3년 정도는 뚜렷하게 보이는 성과는 없었다. 책을 읽고, 외국어 공부를 했다. 그리고 블로그에 꾸준히 기록을 남겼다. 자기 계발만 하던 그녀는 이제 종이꽃을 만난 후, 공방도 차리고 제주 여러 기관에 강의하러 다닌다. 나도 블로그 강사가 되어 강의하게 되었다. 우리 둘은 같은 기관에서 서로 다른 교육으로 강의한다. 우리 둘 다 평범한 엄마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직업으로 만들게 된 것이다. 꾸준함이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지니고 있는 그녀와 나의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온라인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비슷한 가치관이나 취향을 기반으로 관계가 이어진다. 그리고 글로 소통하다 보니 오히려 주변 지인들보다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내가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들은 자기 삶에 충실한 사람들이었다. 각자 집중하는 분야만 다를 뿐,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기록으로 남기는 사람들이었다. 삶을 열정적으로 사는 그들을 보며 나는 나의 좁은 세계의 알을 깨고 점점 넓혀 나갈 수 있었다.
온라인 세상은 당장 눈에 실체로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물론 가상공간이라 허구를 만들어 내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와 소통하는 사람들은 대개 진정성 있게 자신을 드러내는 사람들이었다.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줄 수 있는 사람, 내가 닮고 싶은 사람을 찾아 나서자. 그리고 용기 내 댓글을 달아보자. 그 사람과의 연결고리가 어떻게 이어질지는 문을 두드리지 않고서는 알 수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