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고래 May 06. 2024

무식한 축적기

좋아하는 일로 돈 벌기

"디지털 배움터 강사 지원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알려주는 강사가 되었다. 글을 쓰면서 온라인으로 내가 해 온 것들을 정리하다 보니, 자연스레 강의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마침 디지털 배움터 강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고, 지원해서 합격하게 되었다. 지난해 겨울에는 블로그에 쓴 글들을 모아 독립출판을 출간하였다. 블로그를 공부하다 제주 귤이랑 천혜향을 판매하는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기도 하였다.


이 모든 것들의 시작은 '변화해야겠다'는 마음을 블로그에 썼기 때문이다. 막연하게 다른 삶을 살고 싶다는 바람만 있었지, 이렇게 많은 것들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르니 무얼 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저 닥치는 대로 하나씩 남들이 하는 것들, 하라고 하는 것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해왔을 뿐이다.


5년 전, 서른의 중반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했던 시절 김미경 강사님 유튜브 강의를 매일 들었다. 당시 내가 기댈 곳은 강사님뿐이었다. 쉰이 넘은 나이에도 자기 계발을 지속하며 강의하고 김미경이라는 이름 석 자로 사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자신을 미경 언니라고 부르라며 젊은 엄마들을 다독이기도 때론 쓴소리도 하는 모습에 흠뻑 빠져버렸다. 그녀의 강의 중에서 내가 제일 큰 영향을 받았던 강의는 바로 무식한 축적기에 관한 이야기였다.


“경제적이든 실력이든 자유롭고, 세련되고, 여유로워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무식한 축적기가 5년 내지 10년 정도가 필요합니다.” - 유튜브 김미경tv -


어떤 분야에서든 인정받기 위해서는 공부하며 지식을 쌓고 경험으로 자신을 성장시키는 시기가 있다는 것이다. 그녀 역시 서른 중반부터 10년간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강의 준비하고, 강의 다니고 또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특별히 꿈도 없었고, 잘하는 것도, 경제 상황도 넉넉하지 않은 나였기에 10년만 딱 공부해 보자고 생각했다. 김미경 강사님도 힘들게 쌓은 그 10년의 세월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리라.


그런데 막상 뭐부터 해야 할지 막막했다. 강사님이 시키는 대로 새벽 기상부터 시작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영어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잠이 부족해서 몸은 피곤했지만,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오롯이 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 엄마가 아닌 '내'가 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새벽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새벽 기상과 감사 일기를 100일간 블로그에 쓰기 시작하며 온라인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신세계를 알게 되었다.


꾸준히 하고 싶은 일들, 해야 한다고 정해놓은 일들을 해내면서 자존감이 올라갔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서서히 알아가기 시작했다. 많은 것들을 해봤지만, 글쓰기 수업을 듣고, 글쓰기에 빠져버렸다. 나는 글을 쓸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독립출판 책 출간과 더불어 지금 이 책도 쓰고 있다. 평생 글을 쓰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삶을 살겠다고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나에게 선물해 주었다.


"꼭 지금 그렇게 하고 싶은 일들을 해야 해? 나도 하고 싶은 일 많지만, 아이들 키워놓고 할 거야. 아직 아이들도 어린 데 조금 더 아이들한테 신경 쓰는 게 맞지 않아?"


나는 충분히 아이들도 키우며 내가 할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가까이에서 나를 지켜본 지인은 육아보다 더 나에게 집중하며 정신없이 사는 내가 걱정되었는지 조언을 해주었다. 물론 나도 지금 아이를 키워야지 나를 키울 때가 맞나 수없이 고민했다. 하지만, 나는 당장 무언가 할 수 있길 바라는 것보다 아이가 크고 나서 내가 진짜 원하는 일들을 하고 싶었다. 지금부터 시작해야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다.


아이도 키우며 남편과 가게 일도 하며, 시간을 쪼개고 쪼개어 하루를 이틀처럼 살아온 지난 시간 나는 정말 내 시간과 노력을 무식하게 축적했다. 그 과정에서 얻은 결과들이 지금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수식어이지만, 더 큰 것들을 얻었다. 나의 꿈을 지지해 주며 함께해 주는 친구들, 삶의 멘토가 되어주시는 글쓰기 스승이신 작가님 등 소중한 사람들을 얻었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 어느 때부터 단단한 자존감과 무엇이든 해볼 수 있겠다는 용기와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내가 좋아하는 온라인 세계를 알려주는 일을 하며 돈도 벌게 되어, 그동안 꿈꿔왔던 덕업일치도 이루게 되었다.


이제는 그동안 내가 쌓아온 것들을 나눠주는 삶을 살아보려고 한다. 잘하지는 않지만, 해봤고 지속하는 경험으로 5년 전의 나처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메신저 역할을 해보려고 한다. 지금은 눈앞이 캄캄하고, 미래가 보이지 않겠지만 무식하게 축적하다 보면 언젠간 그 일들이 연결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 지금부터 더 열심히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발판을 마련하는 5년을 쌓아왔다면, 앞으로는 깊이 있게 쌓아가는 5년을 쌓아가야겠다. 

이전 04화 아묻따 강의 주의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