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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역습

여름, 온도의 균형을 찾는 시간 — 더위와 추위 사이에서 건강하게 일하기

by 황현철

한여름, 출근길에 땀을 뻘뻘 흘리며 사무실 문을 열었는데, 마치 북극에 도착한 듯한 한기가 온몸을 감쌉니다. 밖에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간절했는데, 책상 앞에 앉자마자 따뜻한 차가 생각나는 이 계절의 역설—여름철 직장인의 일상은 이렇게나 아이러니합니다. 유리창 너머로 쏟아지는 햇빛과, 실내를 가득 채운 에어컨 바람의 온도 차이는 마치 두 계절을 동시에 사는 듯한 기분을 선사하죠.


아침마다 ‘오늘은 반팔을 입을까, 겉옷을 챙길까’ 고민하는 것도 이제 익숙합니다. 회의실마다 온도는 제각각이고, 누군가는 더위를 참지 못해 에어컨 온도를 낮추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이미 무릎담요를 꺼내 무장합니다. 점심시간이면, 따스한 햇살을 쬐려는 사람과 그늘만 찾아다니는 사람이 공존합니다. 이처럼 여름의 실내외 온도 차는 단순히 신체 건강만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리듬과 관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냉방병에 시달리는 동료의 기침 소리가 사무실을 채울 때면, ‘과연 이 계절의 적정 온도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위를 피해 실내로 들어왔지만, 오히려 몸이 으슬으슬 떨리고, 목이 칼칼해지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입니다. 지나치게 차가운 환경은 우리의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움츠러들게 만듭니다. 여름의 뜨거움이 우리에게 활력을 준다면, 적당한 온도는 일상에 균형과 여유를 선물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잠시 멈춰 자신만의 온도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가벼운 겉옷 하나, 따뜻한 차 한 잔, 점심시간의 짧은 산책이 여러분의 하루를 지켜줍니다. 일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잠깐의 휴식, 창밖을 바라보며 심호흡하는 순간이 쌓여 건강한 한 주를 만들어줍니다.

더 나아가, 서로의 온도를 배려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동료가 추워 보인다면 에어컨 온도를 한 번쯤 조절해 주고, 더위를 많이 타는 이에게는 시원한 음료를 건네는 작은 배려가 서로의 일상을 더욱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우리가 머무는 공간의 온도는 결국,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의 행복은 우리가 머무는 방의 온도에 달려 있다.”
— 몽테뉴


이번 한 주는, 내 몸과 마음이 머무는 온도를 스스로 조절해 보는 작은 용기를 내보세요. 더위와 추위 사이, 여러분만의 균형점을 찾고, 서로를 배려하는 따뜻함으로 가득한 일주일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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