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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미영 Feb 19. 2021

콩가루 밥, 고소한 주먹밥?

그립던 추억의 맛♪

어렸을 때는 엄마가 해 주는 것이면 뭐든 맛있고 좋았다.

비 오는 날 엄마가 밀가루에 물을 부어 조물조물 만들던 반죽에 신이 났고,

소풍 가는 날 아침부터 고소한 냄새로 말아주던 김밥에 행복했다.


도시락 반찬이 뭐가 들어있을까 매일 점심이 기다려졌다.

외국여행 갔다 오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도 엄마가 만들어준 밥이다.

보글보글 맛있게 끓인 된장찌개에 엄마표 반찬이면 세상 다 가진듯했다.




결혼한 이후 아이들과 밥을 먹게 된 이후에 엄마가 해줬던 음식들이 소록소록 생각이 난다.

그러던 어느 날 콩가루를 보니 콩가루 밥이 생각났다.


아이와 만들어 먹었던 콩가루 밥

흰밥에 콩가루 넣고, 소금 살짝 뿌려 만든 콩가루 밥.

사실 별거 없다.

고소한 콩가루에 따뜻한 밥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음식으로 언제든 먹을 수 있지만,

어릴 때 추억이 함께 버무려지면 더 맛있어지는 건 당연지사.


아이와 먹을 때는 동그랗게 빚어서 주먹밥처럼 만들어 먹었다.


이날은 매운 음식을 먹던 날이었는데, 

둘째가 아직 매운 음식을 힘들어해서 만들어 먹었던 콩가루 밥이다.


"엄마가 말이야, 어렸을 때 외할머니랑 종종 해 먹었던 거야"

라고 말하니 아이들 눈이 더 반짝반짝.

추억과 함께 먹는 밥이라 즐거움과 행복함이 두배가 된 거 같다.


콩가루 밥과 함께 떠오르는 건, 바로 깨 밥.

엄마가 절구에 깨를 잔뜩 빻던 날.

통에 빻은 깨를 담고, 절구 틈에 묻어 있던 깨들이 아까워,

하얀 쌀밥을 넣어 굴려 먹었던 그 맛.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한 맛.


그거야 말로 다시 해 먹으면 그 맛이 안 나겠지만, 추억의 맛이다.

그 분위기와 그 맛은 함께 있어야 찰떡궁합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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