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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미영 Mar 14. 2021

쏙쏙 빼먹는 재미, 감자탕

집에서 해 먹으면 넉넉해.

어렸을 때부터 많이 먹던 음식은 아니다.

그런데 언제 부타인가 내 삶에 쏙 들어온 음식이다.


아마도 대학교 다닐 때쯤부터인 거 같다. 감자탕을 즐기기 시작한 것이.

아무래도 더 진한 추억은 디스플레이 일을 할 때인데,

밤샘 작업을 하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많지 않았기에 더 자주 먹은 듯하다.


감자탕, 뼈해장국으로 불리던 그 녀석.

한 그릇 먹고 나면 든든해진다.


저녁에 감자탕을 먹을 경우 소주를 부르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자랐을 때 매장에서 사 먹기도 했지만 종종 포장해다 먹었던 감자탕.

아이들이 커지니 대 사이즈를 포장해와도 넉넉한 느낌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해 먹기로 결심하고 감자탕을 해 먹기 시작.

저렴한 가격과 푸짐함에 이제는 사 먹기가 어려워졌다.


감자탕 레시피,

1. 돼지 등뼈를 사 온다. 한 시간가량 물에 담가 핏물을 빼준다.

2. 깨끗이 씻어 뼈가 물에 담길 정도로 물을 붓고, 생강. 마늘, 후추를 넣고 1시간  30분 정도 끓인다.

(통 후추가 없으면 후춧가루를 넣어도 좋다. 끓는 동안 위에 뜬 기름을 건져주면 깔끔하다.)

3. 고춧가루, 된장, 고추장, 국간장, 간 마늘, 들깻가루, 후루 가루, 맛술, 생강술을 넣고 양념장을 만든다. 

삶아둔 시래기를 양념장에 넣어 버무린다. 양념이 베도록.

(생각술이 없으면 패스해도 좋다. 대신 생강가루를 넣어도 좋다.)

4. 2번에 끓인 뼈를 건지고, 국물만 걸러서 감자를 넣어 삶는다.

5. 감자가 반쯤 익으면 양념한 시래기를 넣고, 삶아둔 뼈와 함께 끓인다.

마지막에 대파와 깻잎을 넣어 마무리.

6. 당면을 불려서 넣어도 좋고, 수제비 반죽을 해 드었다가 국물에 띄어먹어도 좋다.



오늘 준비한 감자탕은 등뼈만 1만 원.

보통 감자탕 집에 대 사이즈가 5만원 가량하는 걸 생각하면 완전 좋은 가격.

물론 만드는데 드는 수고가 있지만 안전하고 든든하게 즐길 수 있어, 우리 집 겨울 메뉴로 강추다.


뭔가 기운이 빠질 때, 영양보충이 필요할 때 딱.

마른 시래기를 갖고 있다면 이틀 정도 여유를 가져야 마른 시래기를 불리고 삶는 시간을 챙길 수 있다.



김치 하나면 있으면 행복한 한 끼, 집에서 만들어 먹는 감자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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