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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이제야 햄릿을 읽다.

먹고, 일하며 살아가는 공기 속에

암흑처럼 스며드는 권태라는 미세먼지.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불현듯 우리네 삶을 잠식해버리고

숨조차 쉴 수 없을 때,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인생의 불행 앞에서 그는 절규했다.

단 한 자루의 단검으로 고통을 끝내지 못한 것은

그 누구도 돌아오지 못한 미지의 그곳,

죽음의 나라에 대한 두려움 때문임을.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명쾌하게 죽을 수도 없는

겁 많고 두려운 병든 영혼.

살았다. 처절하게. 그리고 죽었다.


서서히 스며들어 삶의 호흡을 앗아가는

삶의 끝은 결국 죽음.


문득,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공황상태가 찾아왔을 때

그가 떠올랐다.

그의 절규가 떠올랐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나 또한 겁 많고 두려운 병든 영혼.

나 또한 그처럼 살 것이다. 처절하게.

그리고 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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