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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레이 Oct 21. 2023

여기가 그 유명한 서울 속의 미국 땅인가요?

서울 용산 용산공원

   '이국적인 출사지'를 검색하면 용산 미군기지 공원이라고 불리는 이곳의 리뷰를 쉽게 볼 수 있다. 몇 해 전까지 정식 명칭은 '용산공원 부분개방 부지'였는데 이제는 그냥 '용산공원'이라 통용된다. 사실 이곳을 개방 초창기에 다녀왔는데 이렇게까지 SNS에서 뜨겁게 오르내릴 줄 몰랐다. 물론 이곳에서 느낀 경험이 별로였다 거나 미지근하지는 않았다. 그저 이렇게 좋은 땅을 국민들에게 조금 더 일찍 내주었더라면 많은 것을 누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을 뿐.


   이곳은 서울 용산구에 자리했던 주한미군 용산기지가 2017년 말 평택시 USAG 험프리스로 이전함에 따라 빈 부지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계획된 국가 공원이다. 미군과 그들의 가족들이 오랜 시간 거주했던 집과 여러 시설들이 모여있어서 미국 주택 마을의 감흥에 잠시나마 취할 수 있는데, 빈티지한 창문과 붉은색 벽돌을 지나 영어로 쓰인 표지판 등에서 그 정취를 한껏 맡을 수 있었다. 흡사 80년대 초중반을 배경으로 한 미드 속 어느 장면이 떠오르기도. 입구에서 방문자 기록을 남기고 방문증을 수령해야 하며, 다 둘러보는 데에는 두 시간여가 소요된다.


   오후 시간대에 방문한 탓에 다 둘러보고 나오니 해가 조금씩 지고 있었는데 건물마다 채광이 좋아서 이곳에서 거주하던 이들은 어느 시간대에서나 좋은 빛을 누리며 살았겠거니 하고 얄미워졌다.     




   경의중앙선 서빙고역 1번 출구로 나온 후 직진하면 작은 입구가 나온다. 지도상 정확한 주소는 '장교숙소 5단지'. 주차는 가능하지만 공간이 협소해 만차시 오래 기다려야 하니 가까운 국립중앙박물관이나 국립한글박물관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주말엔 인산인해로 정신이 없을 터이니 오전 일찍 방문하거나 평일 방문을 권한다.


입구의 높은 담과 철조망이 이곳이 오랜 시간 군사 지역이었음을 말해준다.


전경은 이런 모습이다.


채광이 정말 좋아서 놀랐다.




옛스러움이 묻어 나는 주택가라 보정 시 흑백도 함께 진행했다.


걷다 보면 공원 내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영문 표지판들. 아아 당신들은 이곳에서 바비큐를 즐겼구나. 그랬구나.


공원의 중간에는 이곳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사진도 전시되어 있다.


실제로 이곳에서 거주했던 미군 장교과 그의 가족들이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견본 오픈하우스 내부에는 벽에 걸려있는 등 하나까지도 참 예뻤다.


이곳의 분위기를 기록하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흑백필름과 필름카메라도 함께 챙겼는데 확실히 디지털로 찍고 흑백으로 보정한 것보다 특유의 질감이 잘 산다.






한강초밥

서울 용산구 이촌로 224 한강쇼핑센터 지하 1층

02-797-1357

월-토 11:00-17:00

서빙고역 부근에는 식당이 많지 않아서 이촌역으로 이동했다. 이촌동에서 오래 산 사람치고 이 집을 모르는 이가 없다. 이촌동은 예전부터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던 지역이라(오죽하면 일본 유치원도 있다) 이자카야나 우동 초밥 등을 주 메뉴로 하는 일식집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한강 초밥은 40년이 넘은 노포다. 우동 보다는 자루소바나 냉메밀이 더 맛있고 김초밥과 유부초밥은 꼭 사이드 메뉴로 함께 먹어야 한다.





원고에 싣지 못한 B컷은 인스타그램 @play_archive_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출사의 맛


손가락으로 누르기만 하면 원하는 정보를 얼마든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보니, 나만 알고 싶은 것은 사실 나를 포함한 모두가 알고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사진작가에게 촬영지도 마찬가지죠. 제가 기록한 장소가 희귀한 출사지는 아니지만, 다양한 이야기를 덧붙인 시선을 통해 진정한 출사의 맛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 맛을 더해 줄 식당 정보는 이번 주말 출사를 계획 중인 당신을 위한 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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