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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다하고 싶으면 유튜브 하지마세요

결국, 다시 브랜드

by 기자김연지


유튜브를 한다면 <유튜브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를 잘 활용해야 한다. 유튜버를 위한 일종의 전략 페이지(앱)라고 할 수 있다. 모바일 앱도 있어,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채널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계획을 짤 수 있다. 조회수, 시청시간은 물론 유입경로, 주 시청층(연령/성별/국가), 수익 등등 디테일을 분석해 한눈에 보여준다.


모든 일이 마찬가지겠지만, 계획대로 흘러가는 건 아니다. 무수한 고민 끝에 채널을 만들고 브랜드를 구축했다하더라도 예상은 얼마든지 비껴나갈 수 있다. 그럼 노선을 틀고 전략을 수정해야하는데 이때 유용한 게 <유튜브 크리에이터 스튜디오>다.


브랜드 고민도 없었던 시절이기도 하지만, 연지TV 초반에 만들었던 <언니가 it잖아>는 약 한달 만에 간판을 내렸다. <허리UP 다이어트>는 정지했다 (예전에 올린 영상은 뒀고, 이후로 다시 올리지 않았다)


<언니가 it잖아">는 IT를 어렵게 느끼는 2~30대 여성들을 타겟으로 했다. 그러나 크리에이터 스튜디오의 분석 결과, 시청자 중 91%가 남성이었다. 여성 유튜브여서? 그런 게 아니다. IT, 스마트폰, 전자기기 분야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남성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테크 유튜버들 채널에 들어가보면, 크리에이터가 남성이더라도 주시청층은 남성이라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게임, 축구 채널 주시청자가 대부분 남성이고, 화장, 뷰티, K-POP의 경우엔 여성 시청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남성 시청자가 90%인데 그 앞에서 "언니가 있잖아~"는 좀, 정말 아닌 것 같아서 그만두기로 했다. <허리UP 다이어트>도 취지는 좋았으나, <기자 김연지> 채널에는 어울리지 않는단 생각이 들었다.


정체성, 뚜렷한 타겟팅이 중요한 이유가 한가지 더 있다. 이것저것 다 올라오면, 특정 분야의 영상을 보고 들어온 구독자들이 혼란스럽다. 예를 들어, 척추 환자가 허리UP 다이어트 영상을 보고 구독을 눌렀는데, IT 소식, 스마트폰 언박싱, 이런 게 올라오면 구독자 입장에선 '황당'할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이렇게 되면 양쪽 다 구독자가 빠져나가기 쉽다.


결국, 다시 브랜드다. 브랜드 가치만 잘 정립하면, 그래서 뚜렷한 정체성을 만들면, 나머지는 이런 분석 툴이 다 알아서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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