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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유튜버들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

대박 유튜버와 로또는 다르다

by 기자김연지


초심을 찾아야 했다. 내려놓기로 했다. 숫자에 집착하지 않기로 했다. '병아리 유튜버'는 구독자가 많은 유튜버들의 채널을 하나씩 뜯어보기 시작했다.


찾아낸 공통점. 첫번째, 기가 막힌 네이밍, 즉 매력적인 '브랜드'다. 채널 이름만 봐도 이 채널에 어떤 영상이 있을지 예상된다. 이 채널의 유튜버가 누군지, 무슨 얘기를 할 건지 머리속에 그려진다. IT유튜버계 여신이라는 '가전주부'는 정말 잘될 수밖에 없는 브랜드라 할 수 있다. 이 네 글자면 뭘 구구절절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얼굴도 이쁘고 말도 예쁘게 하고 설명도 쉽게 잘한다) 잇(It)섭 가젯서울, 방구석리뷰룸, 영어쉐도잉, 하루한끼 채널도 잘 만든 브랜드의 예다.


두번째. 일관성 있는 영상들. 다른 말로 '뚜렷한 정체성'이다. 지적받았던 "이 채널의 정체성은 뭔가요?"에 대한 방향을 여기서 찾을 수 있었다. 영상이 일관됐다는 건, 정체성이 뚜렷하나든 건, 이 채널엔 특정 주제에 관한 영상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테크에 관심있는, 영어 실력을 늘리고픈, 요리를 잘하고픈, 화장을 잘 하고픈 등등 욕구가 명확하고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이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보며 원하는 정보를 받거나 꿀팁을 얻어간다. 필자처럼 스마트폰이나 가전 리뷰하다 운동하고 먹방하고, 재난가방 쌌다가, 조카 장난감 언박싱하고 그러지 않는다. 뚜렷한 정체성은 브랜드가 잘 구축돼야 가능하다.

세번째. 꾸준한 혹은 정기적인 업로드. 이건 달리 풀자면, 구독자와의 지속적인 '소통'이라고 할 수 있다. 유튜브 채널은 우리가 넷플릭스나 왓챠, 옥수수 등 처럼 월정액처럼 끊고 무제한으로 시청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Subscribe '구독'이다. '구독'이라는 건, '신문 구독', '잡지 구독'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정기적으로 같은 시간에 발행되는 콘텐츠를 일컫는다. 다만 유튜브 채널 구독은, 클릭했을 때 화면에 유튜버가 출연한다. 나와 아이컨택을 하고 댓글, 혹은 채팅으로 대화한다. 다시 말해, 우리 약속한 시간에 '만나자'는 의미다.


네번째. 재미와 영상미. 이제는 유튜브 내용만 가지고 승부를 보기엔 영상이 넘쳐난다는 말로는 표현 못할만큼 너무너무 너무너무 많다. 똑똑한 사람도 많지만 손재주가 뛰어난 사람들도 정말 많다. 이제는 유튜브 영상 촬영 편집에 관한 채널 역시 많아, 유튜버의 실력이 전문가 몫지 않다. 시청자들은 조금만 루즈해지거나 재미없어지면 언제나 '뒤로가기' 버튼을 누를 준비가 돼있다. 딱히 별 내용도 없는데 구독자가 많다면 숨쉴 틈을 주지 않도록 재미가 있거나 위트가 있거나 보고만 있어도 절로 힐링이 될만큼 영상미가 넘치거나, 이 셋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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