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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김연지 Oct 24. 2020

누구나 언젠가 퇴사를 합니다.

퇴사 이후를 생각하니 정신이 듭니다. 회사원 말고 나로 살아야겠다고

그토록 원하는 직업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죽어라 퇴사를 꿈꿨습니다.  

그렇다고 퇴사한 건 아닙니다.

퇴사를 꿈꾸니 좀 더 나에 가까워지더군요.

퇴사 이후를 생각하니 '더 이상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회사를 다니면서도 감히 "행복하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변화의 시작은 '나부터' 바꾸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내가 바뀌려면

나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봐야 했습니다.

그렇게 잊고 있던 나를 조금씩 끄집어냈고,

한 걸음이라도 빨리가 아닌,

조금이라도 더 멀리 내다보고 뻗으려 애썼습니다.


무엇을 하고 뭘 먹고 사느냐가 아니라,

어떤 나로 살고 싶은지.

왜 나는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나다운, 나만의 대답을 끌어냈습니다.


하루살이 목숨같이 비루하고 늘 조바심 나던 인생에서 벗어나,

나답게, 나만큼이나 소중한 하루하루를 누릴 수 있게 됐습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누구나, 언젠가는 모두 퇴사라는 걸 합니다.


주부도 예외일 순 없습니다.

물러날 退 모일 사社. 여기서 '사'가 회사는 아닐지언정,

육아 역시, 아이들이 독립하는 순간

이제 자녀의 하루에서 한걸음 뒤로 물러나야 할 것입니다.

자녀는 그저 자랐을 뿐, 인생을 자기 주도적으로 살려는 것일 뿐인데

아이가 독립을 선언하는 순간

엄마는 더 이상 엄마가 필요 없어진 건가 하는 자괴감에 빠진다고 합니다.


지겹도록 반복되던 일상이

내 의지가 아닌 상황에 의해 변화를 맞게 되면

누구나 당황하기 마련입니다.

퇴사가 됐든, 이직이 됐든, 육아 졸업이 됐든 말이죠.


그 변화를 내가 주도하게 되면

당황하지 않고,

누구보다 당당하게 나만의 행복을 누릴 거라 믿습니다.


"버티다 보면 좋은 날 있겠지"


맞아요. 그러다 보면 행운이 한 번쯤은 올 수도 있어요.


하지만..

어쩌면 행운 같은 건, 기적 같은 건,

내 팔자에 없을 수도 있습니다.

수동적인 자세로 있다간

내게 온 기회가 기회인줄도 모르고 지나가기도 합니다.


감나무 밑에 누워 입 벌 린 채 감 떨어지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우리의 좋은 날을 스스로 먼저 만들어가보길 제안해봅니다.

과거의 내가 모여서 오늘의 내가 된 거니까요.


성공? 은 모르겠지만

행복은 가까이 있었습니다.


저는 제 딸에게

1등이 되길 강요하기보단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기를 바랍니다.

까짓 뭐 공부 못해도 자기 앞가림 충분히 하고, 본인 스스로가 만족해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는 부모 등을 보며 자란다고 하죠.

엄마가 되면서 더더욱 나 자신을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저는 엄마를 보면서

"난 절대 엄마처럼 안 살거야"라고 다짐했거든요.


제 딸은 꼭 "나도 엄마처럼 행복하게 살고 싶어"라고 생각하길

그 누구보다 간절히 바랍니다.


언젠가 퇴사도 하겠지만,

저 역시 보살피고 지켜주는 엄마의 자리에서

지켜봐 주고 응원하는 아이의 뒷자리로

저 역시 물러나야 하겠죠.

그때 딸에게 서운하기보다는 너는 너, 나는 나.

이렇게 자기 자리에서 각자의 삶을 응원해주려면

저부터 바로 서야겠다고,

"엄마는 너도 지켜줘야겠지만, 나도 지켜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딩이가 일하면서 잃어버린 자아를 찾고

행복해진 과정을 다뤄보려 합니다.

지금부터 당장 행복해지는 나만의 방법을 함께 찾았으면 합니다.

다 됐고, 나부터 찾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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