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19. (페북 친구공개로 쓰심)
IMF 키즈로 밀레니엄을 열었던 ㅋ 나의 스무살,
대학 신입생 시절 학회 선배가 선물해줬던 전태일 평전의 표지 다음 면에는
지금 생각해 보면 좀 ^^ 상투적이지만, (전태일 평전과 선배의 메모..ㅎㅎ 클리셰)
그 당시에는 퍽 진심을 담겨 있었던.
'여전히 지켜나가야할 것들과 변화해 나가야할 것들 사이의 긴장'에 대한 선배의 진지한 고민이 적혀 있었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났지만, 덕분인지 ㅋ 여전히 나는 전태일 평전의 주술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여전히 같은 고민 속에 있나 보다. ㅎ
몇년 전 마흔이 넘었을 때 지회에서 마음으로 많이 따르는 선생님이 앞으로 10년 어떻게 살거냐. 로 운을 뗀 지회의 10년 주술에도 지발로 걸어들어가면서 ㅎ
나의 마음은 그 당시 읽었던 김영민 교수의 논어 에세이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에서 나왔던
知其不可而爲之者(지기불가이위지자)
: 안 되는 줄 알면서도 하는 사람
실패를 예감하며 실패로 직진하기
승리하기보다는 더 낫게 실패하기ㅡ
뭐 이런 내용들에 되려 힘을 얻으며 자못 비장하기까지 했었다.
정말 전교조의 상황이, 지회 상황이 내 눈엔 정말 어려워보이기도 했고,
현재도 더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좋아지진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도 같고...
그런 공간에서 선배들이 떠나고 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얼까 자신도 없었고.
문을 닫더라도 잘 닫아야지 까지 나아가버리는 마음..
그런데..
몇 년 전부터 한 선생님의 글이 계속 인식의 경계를 건드리고, 깨어있게 해주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래서
비장해지기보단,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녀의 글들을 읽었다..
가끔 지회샘들께 소개하기도 했고.
나와 또래로 보이는 이 선생님의 생각과 전교조 내에서의 행보가 거침없고 당차 보이기도 하면서 중심을 잃지 않고 계신 듯 해서.. 이런 힘들이라면 전교조가 전교조의 소울을 잘 지키면서도 필요한 변화들을 이끌어낼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하게 된다.
다시 전성시대, 까진 아니더라도,
내 삶의 큰 비중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있다는 것이 자부심이 되고 스스로 좋은 선택이었어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전교조를 이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적어도 그녀로 표상되는 '열광-열린 광장' 정책도 숙론, 소통과 변화, 유연함 등에 대한 최근 나의 고민과 닿아 있어, 더 그렇다. 그리고 그 안의 다양한 중심들도..
몇 사람만의 힘으로.. 어려운 조직을 바꿔낸다는 것은 환상일 것이다. 하지만 그 몇 사람들을 중심으로 어떤 에너지가 모여지느냐는 중요한 것 같다.
우리가 여전히 지켜가야할 것들과, 변화해 가야할 것들에 대한 긴장을 잘 조율하고 선율을 잘 변주해나가며 중심을 잘 지켜줄거라 기대하게 되서 무언가 도모하고 싶어지는 그런 마음.
그런 마음을 불러 일으켰던
김현희 선생님이 그간 쓰셨던 글 모음.
우리 지회 퇴직 조합원 조원배 선생님 담벼락에서
가져왔다. ^^ 나보다 더 팬이신 건 분명함 ㅋ
덧, 나는 전교조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라서, 산별정신을간직하고 있어 좋다. 학교 안팎을 잇는, 학교 내의 목소리들을 조율하고 끈질기게 소통해내는 힘이 우리 안에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