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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어느 성격 나쁜 중등조합원의 추천사

2024. 11. 25.

by 김현희


기호 1번 <강창수, 김현희> 후보를 지지합니다!


나는 솔직히 전교조에 대한 기대가 별로 없다. 신규때부터 조합에 가입을 했지만 나에게 있어서 조합원으로서의 기억은 실망과 냉소로 점철되어 있었다. 이번에 누가 당선되든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날거라 믿을 정도로 순진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번 선거가 어쩌면 전교조가 스스로를 쇄신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위원장 후보인 강창수 선생님은 잘 모른다. 하지만 사무총장 후보인 김현희 선생에 대해서는, 운동에 대해, 조직에 대해 누구보다 회의적이고 냉소적인 내가, 이 바닥에서 활동가라고 불리는 사람에게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의 믿음을 가지고 있다.


김현희의 미덕은 두 가지다.


첫째, 오랫동안 합의되어온 질서와 전통을 무작정 가벼이 여기지도 않는 신중함과 포용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눈치보지 않고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잘못된 관행을 가차없이 박살낼 과단성을 가지고 있다.


둘째, 균형감각이다. 김현희는 학생인권이든, 여성주의든, 연대투쟁이든 논쟁적 사안에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다. 조합원 대다수를 분노하게 만들었던 배이 선생님 사건때도 그의 곁에 섰으며, 많은 교사들이 학교에서 각종 교권 침해로 고통받고 있을때조차 '반학생인권주의'로 몰릴까봐 전교조가 전전긍긍하며 침묵하고 있을때도 김현희 선생은 용기있게 '교권' 논의의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이러한 이유로 김현희는 적이 많다. 재미있는 것은 양쪽에서 욕을 먹는다는 것이다. 김현희 선생은 앞으로도 계속 욕을 먹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욕먹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을 향한 비난과 비판 속에서도 스스로를 성찰하려 노력하는 사람이다. 이런 김현희를 나는 지지한다.


마지막으로 현재 전교조는 특정 정파가 3번 연속, 기간으로는 6년째 수권하고 있다. 만약 이번에 2번 후보가 당선된다면 무려 8년째 하나의 정파에서만 위원장이 나오게 된다. 이는 전교조의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다. 고인물은 무조건 썩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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