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26.
전교조는 고사 직전이다.
교사집단 내부에서도 그렇고 대외적 이미지도 그렇다. 어떤 존재감도 보여주지 못하고 심지어 조합원 대중에게도 전교조는 크게 의미를 갖지 못한다. 2000년대들어서부터 꾸준하고도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조합원 수가 이를 방증한다.
그나마 남아있는 조합원들중 NL이니 PD니 하는것에 관심 있는 교사들이 얼마나 될까? 교찾사니 참실련이니 소통과실천이니 하는 것들을 아는 조합원 비율이 얼마나 될까? 정확히 말하면 아무 관심도 없을뿐더러 굳이 알고 싶어하지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조직내 정파/계파문제가 전교조의 의사결정구조를 왜곡시키고 조직이 비민주적이고 경직된 관료집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실상을 자세하게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나마 얼마 안 남은 조합원들마저 이 고사 직전의 교원노조에 더 이상 조합비 납부하기를 그만두고 싶어질 것이다. 안 그래도 타 노조에 비해 월등히 비싼 조합비...
민족.민주.인간화?
이런 방식으로 진영논리에 함몰되어 한국 기성정치인들의 정치나 진배없이 굴러가는 조직은 민주적이지도 않고 인간적이지도 않다.
나도 탈퇴여부를 수십번 고민해온 일개 연성 조합원에 불과하다. 그런 내가 마음을 매번 접고 이 조직에 대한 작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해준 유일한 사람이 바로 김현희 선생님이다.(이하 김현희)
김현희는 전교조 어떤 정파에게도 정치적 부채가 없고, 지적으로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이다. 이 말라죽어가는 조직에 마지막 심폐소생술을 시행할 수 있는 전교조 내에 남은 마지막 한 사람이라고 본다. 김현희는 과거의 전교조에서 이어갈만한 것들은 건져올리고, 끊어내야 할 것은 정확하게 끊어낼 수 있는 균형감각과 지구력을 갖췄다. 거기에 시대적 흐름을 빠르게 학습하고 선제적으로 이슈와 어젠다를 세팅할 수 있는 감각과 소통 능력도 남다르다. 이것은 이미 김현희가 <왜 학교에는 이상한 선생이 많은가>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로 지난 7~8년간 보여준 다양한 실험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들, 그리고 리더십(망실대회.페북분회.열광.꾸준히 이어온 공적인 글쓰기.대전지부장 등)을 통해 입증해낸바 있다. 김현희에게는 그 능력을 본격적으로 펼칠 수 있는 보다 큰 무대가 필요해보인다.
김현희 특유의 저돌성보다 더욱 돋보이는 것은 바로 겸손함이다. 자신이 모르는건 모른다고 얘기하고 즉시 상대에게 배움을 청한다. 스펀지처럼 빠르게 흡수하고 동시에 객관화할 줄 안다. 또한 그것을 말로, 글로 빼어나게 풀어낼 줄 안다. 김현희의 지칠줄 모르는 펜끝에서 인간과 교육에 대한 애정, 민주주의와 사회진보에 대한 치밀한 논리와 현실인식, 진정성이 살아 움직이듯 꿈틀거린다. 김현희의 글을 읽어본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학교현장과 밀착된 살아있는 노조의 모습이 보고싶다. 선생님들의 고통과 슬픔에 귀기울이고 든든한 배경이 되어주는 노조가 보고싶다. 무엇보다 소통에 능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노조가 보고싶다.
전교조가 껍데기만 남은 과거의 영광을 부여잡고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이어가고 있는 지금. 이 조직을 혁신해낼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김현희를 리더로 선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름 모를 전국의 무명 조합원 선생님들. 기호 1번 김현희를 뽑아서 회생불능의 전교조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어 무너져가는 공교육을 살리는데 함께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