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소림축구단

나는 갈 길이 멀다!

by 김현희

내 머릿속에서, 사실 우리 팀은 ’소림축구단‘이다(죄송;ㅎ). 지난 6년 간 링 밖에 있던 작은 팀과, 조직적 배경이 없는 사람이 뭉쳐 만든 오합지졸 팀; 또 우리 팀에는 오직 나 하나만 보고 들어오셔서 갑자기 청룡언월도를 휘두르며 모두를 충격에 빠뜨리거나, ’제가 무엇이든 할게요, 그런데 뭘 해야 되는 거예요?‘라고 묻는 맑고 대책없는 눈빛;들이 유난히 많았다. 시끌시끌한데 다소 정리가 안되고, 규정 자체를 몰라 벌어졌던 실수와 소란도 많았다. 든든하고도 짠한 사람들이다;ㅎㅎ


나는 유세 현장을 돌 때마다 도장깨기를 하는 심정이었다. 선거운동이란 걸 해본 적도 없는 사람이 전국 단위 선거의 후보가 되어 버렸고, 청중들은 대개 나보다 경험이 훨씬 많은 고수들이었다. 많은 격려와 응원도 받았고 아주 종종...의구심 어린 눈빛이나 냉기를 맨 몸으로 뚫고 가기도 했다. 한 번도 떨리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그래도 그 과정을 통해 하나 배운 건, 욕을 먹든 말든,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내 생각과 마음을 털어놓으면 사람들, 특히 우리 활동가들은 결국 아주 약간이나마 마음을 녹여내어 준다는 거다. (물론 마음이 ’표‘로 연결되진 않더라도 ㅎㅎ) 힘들었지만 전국의 조합원들을 직접 뵙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내 타임라인에 추천사가 넘쳐났다. 처음에 부탁드렸던 한 명 빼곤 모조리 자발적으로 써주셨다. 처음엔 신기했고 잠깐 부담스러웠다(내가 과연 이 정도 추천을 받아도 되는 사람인가?!). 꼼꼼하게 읽어보니 모두 중요한 사료가 될 것 같다. 현재 조합원들 혹은 역전의 용사들이 현재 이 조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김현희‘란 사람을 통해 어떤 열망과 바람을 표출하고 싶은지... 절절하게 읽어낼 수 있는 사료가 될거다.


내가 출마를 결심했을 때 많은 이들이 우려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고 생채기가 나지 않았다면 거짓말인데, 그래도 해볼만했던 여정이었다. 이 정도로 쓰러질 내가 아니고 ㅎㅎ 마지막 유세 때 말했던 것처럼, 어차피 인생 한 번이다. 결과와 상관없이 나는 갈 길이 멀다!! 으하하하하!


2024. 11. 26.

468435194_17854858578326885_2551792287893634970_n.jpg


keyword
이전 27화경기 장의훈 선생님 추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