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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빛찬란 Sep 28. 2021

모두의 집을 꿈꾸다

우리 동네, 어느 공부방 이야기 1.

남편과 한때 잠시나마 귀농을 생각했던 적이 있다. 서울을 떠나기 전에 뭔가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했다.  


망우리 우리 동네에 공부방이 있다고 했다. 젊은 부부가 운영하고 자신들의 모든 걸 걸고 동네 가난한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다고 했다. 게다가 여자는 프랑스에서 유학까지 한 엘리트란다. 어쨌거나 가난한 아이들에게 헌신한 덕에 그녀는 시의원이 되었다.


나는 궁금했고, 호기심에 그곳을 찾아갔다. 하지만 공부방 환경은 열악했고, 아이들은 거칠었다. 아이들은 처음 본 내게 "돼지" "미친년"이라며 욕을 했다. 


분노, 화, 공격성.


무엇이 그 아이들을 화나게 만들었을까?


나는 그곳에서 일하기로 했다.

4대 보험료를 떼고 나면 50만 원 남짓한 월급이었지만 돈보다 나를 움직인 건 아이들이었다. 딱 2년만 그곳에 있으면서 좋은 교육과정, 교육프로그램, 교육환경을 만들어주자고 다짐했다.


처음 근무조건은 12시부터 5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 근무였지만,

지역 아동센터장이었던 남자는 점차 밤 9시까지, 토요일까지 주 6일로 있어 달라고 요구했고

나는 기꺼이 들어주었다.

아이들을 남겨 두고 퇴근하는 게 나도 내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우선, 교육환경을 바꾸고자 했다. 아이들이 거칠고 불안정한 까닭이, 어디에도 쉴 곳이 없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교실은 어수선했고, 부엌은 더러웠으며, 곰팡이와 도배가 뜯겨진 벽!


나는 곳곳에 사진과 편지를 보내 도움을 요청했지만, 개인 주택으로 명의가 되어 있어 곤란하다는 답만 들었다.


그러다

우연히 행운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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