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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빛찬란 Sep 28. 2021

모두의 집을 꿈꾸다

우리 동네, 어느 공부방 이야기 3.

묵은 짐을 정리하고, 도배와 마루를 깔고, 부엌 싱크대를 교체했다. 지인들을 괴롭혀 받은 후원물품으로 공간을 꾸미자 가장 좋아한 건 아이들이었다.


아이들과 비폭력 대화와 예술치료 수업을!


환경개선비 1000만 원 중 에어컨 설치할 돈을 남겨두고, 500만 원 교육 프로그램비로 "비폭력 대화"와 "예술치료"를 시작했다.


아이들의 분노, 화, 공격성은 결핍에서 시작되었다. 사랑은 넘쳐흐를 만큼 채워져야 누군가에게 나눠줄 수 있는데, 보살핌과 관심, 애정이 결핍된 상태였다. 나는, 그곳에서 내 역할을, 결핍을 메꾸어주는 역할로 정했다.


또한 일관되지 않고 계획적이지 않은 교육 운영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20명 가까이되는 아이들을 데리고 3박 4일 캠프를 가면서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다. 쌀부터 상비약까지 준비물을 체크리스트로 만들어 줘도, 다 준비됐다는 말을 듣고 캠프를 떠나면 빈 손이었다. 부부 중 여자야 시의원으로 당선되어 바쁘다 쳐도 실질적 센터장이었던 남자는 늘 대책이 없었다.


비 오는 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산속에서, 급하게 빌린 젖은 텐트 속에서 울부짖는 아이들을 끌어안고 달래며 밤을 보내야 했다.


다른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들은 늘 불안하고 예측할 수 없는 교육환경 속에 놓여 있었고, 때로는 남자에게 빨간 야구방망이로 맞는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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