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은 조심하세요!
제가 쓰고 있던 또 다른 연재, ‘괜찮지 않은 나와 만나다’가 30화로 1기가 종결되었습니다.
브런치에 처음 데뷔한 저는 연재가 30회까지밖에 되는 줄 몰랐다가 허둥지둥했답니다.
30화… 3이라… 갑자기 중국의 小三(샤오싼)이 떠오르지 뭐예요.
그래서 오늘은 ‘숫자’에 담긴 중국 문화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한국에서는 숫자 3이 삼세판, 삼신할머니, 삼족오처럼
길하고 긍정적인 의미로 자주 사용됩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중국에서는 성씨 앞에 ‘小(xiǎo, 샤오)’를 붙여
친근하게 부르는 일이 흔합니다.
예를 들어 이(李) 씨는 小李(샤오리), 김(金) 씨는 小金(샤오진)으로 부르죠.
그런데 ‘小三(xiǎo sān, 샤오싼)’은 함부로 쓰면 안 되는 말입니다.
小三(샤오싼)은 부부나 연인 관계에 끼어든 제3의 인물,
즉 불륜 상대(주로 내연녀)를 뜻하는 속어입니다.
원래는 두 사람의 관계에 끼어든 제 삼자라는 의미의
‘第三者(dì sān zhě, 제삼자)’를 사용했지만
요즘에는 줄여서 小三(샤오싼)으로 쓰는 것이 보통이예요.
小三(샤오싼)은 사회적으로 큰 비난을 받기 일쑤입니다.
잘나가는 연예인이라고 小三(샤오싼)이라고 찍히면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고는 하지요.
혹시라도 다른 사람을 小三(샤오싼)이라고 부르면 큰 실례가 되니 조심하세요.
· 她发现了丈夫有小三(Tā fāxiàn le zhàngfu yǒu xiǎo sān)。
→그녀는 남편에게 바람피는 상대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 你要保持警惕,不要让小三有机可乘(Nǐ yào bǎochí jǐngtì, búyào ràng xiǎo sān yǒu jī kě chéng)。
→항상 경계하여 불륜 상대가 틈을 타지 못하게 해야 해.
小三(샤오싼)이 내연녀라는 의미로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된 것과 달리
小二(샤오얼)은 종업원을 지칭하는 단어로 자리 잡았습니다.
중국 사극에서 여관이나 찻집에 들어가 “小二(xiǎo èr, 샤오얼)~!” 하고 외치는 장면, 익숙하시죠?
小二(샤오얼)은 원래 서열의 두 번째를 가리키는 말이었는데요,
전통 여관, 찻집 등에서 하급 종업원, 웨이터를 지칭하는 말로 주로 사용되었답니다.
단, 요즘은 종업원을 부를 때 小二(샤오얼) 대신,
服务员(fúwùyuán, 푸우웬) 이라고 불러야 하니 기억해 두세요.
· 那家老茶馆的小二很热情,服务周到(Nà jiā lǎo cháguǎn de xiǎo èr hěn rèqíng, fúwù zhōudào)。
→저 오래된 찻집의 하급 종업원은 매우 친절하고 서비스가 세심하다.
세계적으로는 '7'을 행운의 숫자로 여기지만,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는 '8'입니다.
숫자 8(bā, 빠)이 길한 숫자가 된 이유는,
8의 발음이 중국어에서 재물과 부를 뜻하는 단어 ‘发(fā, 빠)’의 발음과 비슷하기 때문이에요.
특히 ‘发财(fācái, 빠차이, 부자가 되다)’의 ‘发(fā, 빠)’와 ‘8(bā, 빠)’이
발음이 비슷해 8이 재물과 행운을 상징하는 숫자로 여겨진답니다.
덕분에 중국에서는 8이 포함된 상품 가격을 자주 볼 수 있으며,
8이 많이 포함된 전화번호, 자동차 번호판 등에는 매우 높은 프리미엄이 붙기도 합니다.
중요한 행사의 날짜나 시간 선정에도 8’을 적극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은
2008년 8월 8일 오후 8시 8분 8초에 시작되어 그 상징성을 극대화했습니다
· 8月8日发工资,好日子里发大财(Bā yuè bā rì fā gōngzī, hǎo rìzi lǐ fā dàcái)!
8월8일에 월급을 받아, 좋은 날에 큰 돈을 벌길!
· 520 (wǔ èr líng, 우얼링)
→ ‘我爱你(Wǒ ài nǐ, 워아이니, 사랑해)’와 발음 유사 → 중국판 발렌타인데이
· 1314(yī sān yī sì, 이싼이쓰) :
→ ‘一生一世(yìshēng yíshì, 이셩이쓰, 평생 동안)’이라는 로맨틱한 의미
· 748(qī sì bā, 치쓰바)
→ ‘去死吧(qù sǐ ba, 취쓰바, 죽어버려)’ → 숫자판 욕설
중국 사회에서 숫자는 단순한 기호를 넘어 ‘마음의 상징’입니다.
숫자를 보면 사람을 읽을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죠.
여러분은 어떤 숫자를 좋아하시나요? 거기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