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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화 클릭이 만들어 낸 권력 … 流量(류량)

연기보다 팬덤? — 流量明星(류량밍씽)의 탄생

by 강호연정


중국 드라마나 연예계에 관심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流量明星(liúliàng míngxīng, 류량밍씽)’이라는 표현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流量(liúliàng, 류량)’은 본래 ‘흐르는 양’이라는 뜻으로,

하천이나 배관, 대기 중 유체의 흐름량을 나타내는 물리학 용어였습니다.

하지만 21세기 정보화 시대가 열리면서, 이 단어의 뜻응 전혀 다른 의미로 확장됩니다.


클릭이 곧 권력! 流量明星(류량밍씽)의 시대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流量(류량)’은 트래픽, 클릭 수, 조회 수, 접속량 등

디지털 공간에서의 ‘데이터 흐름’을 뜻하게 되었으며,

곧 경제적·사회적 영향력을 상징하는 키워드로 자리 잡습니다.

이제 ‘流量(류량)’은 단순 수치가 아니라 권력이자 자본의 무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流量(류량)’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보고 있는 것은

아마도 거대한 팬덤을 가진 스타들인 것 같습니다.

소위 ‘流量明星(liúliàng míngxīng, 류량밍씽)’이라 불리는 그들은

‘유량이 높은 스타’, 즉 화제성으로 주목받는 인물들을 뜻합니다.

이들은 연기력이나 실력보다는 팬덤의 크기와 온라인 인기(클릭 수)로 평가받으며,

각종 드라마, 광고, 영화에서 주연 자리를 독식하기 일쑤지요.


어떤 스타는 발연기와 온갖 대역을 쓰는 것으로 유명한게고 불구하고

하루 수입이 200만 위안(약 4억 원)이 넘는 것으로 밝혀지며

社畜(사축, 회사의 가축)으로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상실감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팬덤의 힘은 막강하지만, 실력보다 유량이 먼저인 구조는

중국 콘텐츠 산업의 질적 저하 또한 초래했습니다.

“배우가 대사를 못 외워서 최근 몇 년 간 세 줄 넘는 대사를 써본 적이 없다”는

작가의 하소연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죠.


진짜 스타일까, 자본의 조작일까

일부 ‘流量明星(류량밍씽)’은 연기력도, 매력도, 인기조차도 없지만

자본의 힘으로 만들어진 가짜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이들은 ‘자본의 총아’로 불리며,

소속사의 후원·홍보·배경의 도움으로 억지로 주연을 꿰차고 온갖 미디어에 노출됩니다.


이를 풍자하는 중국 젊은이들의 유행어도 있죠.

· “白天给资本家打工,晚上还要看资本家的丑孩子(Báitiān gěi zīběnjiā dǎgōng, wǎnshàng hái yào kàn zīběnjiā de chǒu háizi)。”

→ 낮에는 자본가 밑에서 일하고, 밤에는 자본가의 못생긴 자식까지 봐야 해.

이처럼 ‘流量(류량)’은 이제 단순한 숫자가 아닌, 자본과 권력의 새로운 언어입니다.


流量을 활용한 예문

· 他既没有演技,也没有颜值,全靠流量吃饭(Tā jì méiyǒu yǎnjì, yě méiyǒu yánzhí, quán kào liúliàng chīfàn.)。

→ 그는 연기력도 없고 얼굴도 별로인데 화제성으로 먹고산다.

· 没有流量,就没有话语权(Méiyǒu liúliàng, jiù méiyǒu huàyǔquán)。

→ 인기가 없으면 발언권도 없다.


관련 신조어

· 割韭菜 (Gē jiǔcài, 거지우차이) : ‘부추를 베다’ → 소비자(팬)를 반복적으로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행위

· 吸粉 (xīfěn, 시펀) : 팬을 흡수하다 → 콘텐츠나 외모로 팬을 끌어모음

· 带货 (dàihuò, 따이훠) : 상품을 끌다 → 인플루언서나 연예인이 영향력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행위


‘流量’은 더 이상 단순한 트래픽 수치가 아닙니다.

그것은 곧 경제, 자본, 권력, 그리고 때로는 허상입니다.


여러분은 오늘 어떤 콘텐츠에 클릭하셨나요?

그 클릭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생존의 무기이자,

누군가에겐 허상의 왕좌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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