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Erich Fromm의 'The Art of Loving'
시작한 날: 2024년 8월 9일
읽은 분량: Chapter 1. Is Love an Art? / Chapter 2. The Theory of Love (1,2)
1. 책을 고른 이유:
앞서 'Norwegian Wood by Haruki Murakami' 를 읽었다. 주인공들의 나이를 한참이나 지난 우리들이라서인가, 그들의 반딧불이 같은 사랑과 고뇌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꼰대처럼 혀나 차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자는 제안에 모두 동의했다.
2. 저자는 어떤 사람인가?
1900년에 태어난 에리히 프롬은 심리학자이자 철학자로, 인간의 본성과 사회를 깊이 있게 탐구한 인도주의적 사상가이고, 인간관계, 특히 사랑에 대한 깊은 통찰을 남겼다.
3.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
1956년, 세계대전 후, 급격한 사회변화로 사람들은 경제적으로는 풍요로워졌지만, 점점 고립되고 소외감을 느끼고 있었다. 저자는 사람들이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고 생각했고, 이 책을 통해 사랑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연습하고 배워야 하는 중요한 기술이라고 강조하며, 진정한 인간관계의 가치를 되찾고 싶어 했다.
In the act of loving, of giving myself, in the act of penetrating the other person, I find myself, I discover myself, I discover us both, I discover man. The longing to know ourselves and to know our fellow man has been expressed in the Delphic motto “Know thyself.”
나쁜 남자를 좋아했던 나에게 누구든 '너 왜 나쁜 남자를 좋아해?'라고 한 번만 물어봐주었다면 어떠했을까 하고 은근 남 탓을 해본다. 나쁜 남자를 좋아하던 나를 나 스스로 눈치챘더라면,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내가. 또한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 남자에게 끌리는 그 병리적 증상을 눈치챘더라면.
그래서 나는 자녀가 있다면, 그들이 더 괜찮은 사랑을 할 수 있도록 반드시 자기 자신을 충분히 탐구하고 스스로에게 미운 정 고운 정 다 쌓을 수 있도록 돕고 시간을 주라고 조언한다. 사랑은 그렇게 로맨틱하지 않다라는 말과 더불어서.
Love makes him overcome the sense of isolation and separateness, yet it permits him to be himself, to retain his integrity. In love the paradox occurs that two beings become one and yet remain two.
합체 분리 가능한 독수리 5형제처럼 나의 선이 분명해야 합체도 가능하고 분리도 가능해진다. 이것은 내가 겪고, Erich Fromm이 말하고, 오은영박사님도 말하고... 이 정도면 좀 들어도 되는 말이지 싶다.
Men and woman become the same, not equals as opposite poles.
남녀평등을 외치다, 결국 그냥 둘이 개성도 차이도 없는 같은 존재를 만들어버렸다는 저자의 말에 나는 1000% 공감한다. 사람을 12자루 한 다스 안에 들어있는 크기와 모양이 똑같은 연필들처럼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현대사회의 시작이 그즈음이었다면 안타깝게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나 이 남녀평등의 이야기는 더더욱 이상한 방향으로 풀려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콘서트장을 갔다. 유니섹스 화장실이 등장했다. 평소엔 남녀 화장실이 나뉘어 있는데, 그날은 콘서트를 하는 양성평등운동을 하는 가수의 요청으로 화장실을 공동화장실로 바꾸었다. 남자도 여자가 될 수 있고, 여자도 남자가 될 수 있다고 외쳐야 평등인지는 정말 모르겠다. 아무튼 거두절미하고 매우 매우 불편하고 거북했다.
매우 공감할 수 없는 말들도 몇 가지 있었다.
The homosexual deviation is a failure to attain this polarized union, and thus the homosexual suffers from the pain of never resolved separateness; a failure, however, which he shares with the average heterosexual who cannot love.
이 외에도 칼로 자르듯 선명하게 나누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역할과 같은 말들은 공감하기 어려웠다. 우리가 MBTI를 가지고 케바케를 매우 열심히 연구하는 것을 Erich Fromm이 보게 된다면 책 내용이 좀 바뀌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어느 날, 지인이 물었다.
'사랑이 존재한다고 믿어요?'
그때까지도 얼렁뚱땅 얼버무리는 그 단어의 의미에 별 의심을 한 적이 없었다.
Erich Fromm이 말했듯, 분리의 공포를 이겨내기 위해 인류에게 남은 가장 좋은 해결책이 사랑이라고 한다면 사랑이 뭔지는 알아야 하는데, 저자가 말하듯 사랑은 감정이라기보다는 배우고 익히고 연습하는 행위 그 자체에 있다면, 사랑의 존재를 의심하는 우리는 아직 연습이 부족한 걸까?
사랑 때문에 많이 아파본 후에야, 그 존재를 의심하는 우리에게 아직 연습이 부족하다고 말하지는 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