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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nee Aug 22. 2021

1.르네상스 명화들은 왜 홀딱 벗고 있죠?(3)

-르네상스에 피렌체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진정한 강소국가 피렌체-

  15세기 피렌체는 인구가 4만 인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국가였습니다. 대략 현재 서울의 강남구 역삼동에는 2만 5천 명 정도 서초동에는 10만 정도의 인구가 살고 있으니, 어느 정도의 인구 규모인지 대략 감이 오시죠? 피렌체를 강남의 한 개의 동과 맞먹을까 말까 하는 인구를 가졌지만, 그 부유함은 지금의 강남과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메디치가문은 유럽의 주요 가문들의 재산관리를 도맡았고 (특히, 교황의 주거래 은행이었기 때문에 유럽 각지에서 들어오는 십일조가 메디치 은행의 유럽 지점에서 로마로 송금되는 업무를 도맡아서 했습니다. 한마디로 전 유럽의 헌금이 이들 손에 있었죠.) 양모가공업이 발달했고, 여러 가지 세공품의 가공업(1차 원료를 가공하여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이 발달한 당시 최첨단의 도시였습니다. 유력 가문이 100개, 중산계층(길드 회원, 상인 등)이 최소한 5000명 정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 시대의 생활상을 고려하였을 때, 부유한 가정에서는 하인을 몇 명씩 두고 살았을 것이니 과장을 좀 하자면 하인과 노예 빼고는 정말 다 먹고살 만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였을 겁니다. 이 정도로 먹고살만하니 요즘 강남 부모들처럼 자식의 교육에도 열을 올린 건 당연한 것이 아닐까요? 인구 4만 명 중에 3분의 1이 글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책도 변변치 않았던 당시로써는 정말 놀라운 수치입니다) 메디치 가문은 플라톤 아카데미를 설립해서 그리스 로마의 인문, 철학을 가르쳤습니다. 현대에도 이렇게 부유하고 지적인 국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작지만 대단한 도시국가였습니다.               


-메디치 가문의 플라톤 아카데미 설립-


 우리가 다 알고 있듯이 메디치가문은 피렌체 예술의 주요 후원자였습니다.

금융업으로 가문을 일으킨 메디치가는 프랑스 왕비를 2명, 로마 교황을 4명 배출하고 왕이 없는 공화국이었던 피렌체를 은근슬쩍 지배하더니 1530년부터 1569년 까지 대놓고 피렌체 공국의 공작자리를 대물림하다 1569년부터 1737년까지는 아예 토스카나 대공의 지위를 차지했죠.


유명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1513년에 로렌조 메디치가에 바친 책입니다.

전해지는 말로는 공화주의자였던 마키아벨리가 실각했던 로렌조 메디치가 다시 피렌체로 복귀하자 내란죄로 고문당하고 감옥에서 나와 살기 위해 받친 책이란 겁니다.

메디치 가문은 한번 '배신한 놈은 돌아보지 않는다는 신념'이 있어서 마키아벨리를 등용하지 않았다는 건 유명한 이야기죠. 근데... 중요한 건 메디치가문이 공작자리를 대놓고 대물림한 것은 1530년이었으니 메디치 가문은 군주가 아니었습니다. 


군주가 되고 싶은 사람이었지.



 요것이 메디치 가문이 플라톤 아카데미를 설립한 이유입니다. 1462년 코시모 데 메디치, 그가 인문주의에 빠지게 된 것이 피렌체에서 르네상스가 시작한 이유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평민 출신의 코시모가 겉보기라도 보기 좋게 피렌체를 다스리자면 공화정이었던 그리스의 모델이 필요했죠. 그래서 떡 하니 플라톤 아카데미를 차려 놓고 사람들에게 그리스 인문학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메디치가 사람들이 인문학과 예술에 관심이 많은 지적인 사람들이었던 것도 사실이지만요.

 그리스철학이교도의 학문이었지만, 메디치 가문이 교황을 배출하면서 성 베드로 대성당 교황 직무실까지 유명한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을 그려 놓고는  기독교와 그리스 철학의 짬짜미를 훌륭하게 이뤄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어쨌든 장사꾼 출신이었던 메디치 가문은 전통적으로 우위를 차지했던 조각보다 싸게 제작할 수 있는 그림을 선호했습니다. 거기다가.. 원근법, 명암법을 사용하여 그림을 조각처럼 벌떡 일어나게 하는 센스까지 발휘되면서 피렌체에서 르네상스가 일어나는데 확실히 일조를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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