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이 멈춘 후 찾아온 불청객
그 후 지은은 오래 고민했다.
속도 앞에서 주저하는 나를 누가 대신 옮겨줄 수는 없다는 사실.
타인의 손이 아닌, 자신의 의지로 페달을 밟아야 한다는 사실을 천천히 깨달았다.
회사 생활은 또 다른 도전을 요구했다.
편파적인 직장 문화 속에서, 어린 동료들은 지은 앞에서 다리를 책상 위에 올리고 앉는 등 무례를 일삼았다.
그러나 방통대 과제가 나오면, 같은 동료들은 다정하게 지은에게 도움을 부탁했다.
처음에는 억울하고 화가 났다.
지은은 차분히 대응하며 스스로의 학업 목표를 세웠다.
지은은 방송통신대 편입을 결정했다.
비웃던 동료 몇명도 같이 공부를 했지만 , 지은은 누구보다 성실히 공부했다.
결국 장학금을 받고 그 힘든 상황속에서도 성적관리를 했다. 그리고 졸업했다.
속도는 여전히 느렸지만, 그 느림 속에서 단단한 힘을 길러낸 것이다.
공부와 경험을 통해 지은은 자기 목소리를 회복했다.
사소한 직장 내 편파나 무례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점차 갖기 시작했다.
이제 속도는 외부의 압력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