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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이 멈춘 후 찾아온 불청객

운전이 멈춘 후 찾아온 불청객

by 미리암

2019 년 2월

가랑비가 내리는 어느 날 영업을 목적으로 타 지역으로 이동했다. 터널을 통과할 때 차는 미끄러져 전복되었다. 다행히도 옆차선에는 아무도 없었다.

오일은 흐르고 창문을 금이 가고 있었다

잠시 멍해졌다. 그리고 나가기 위해 안감힘을 쏟았다

뒷문 트렁크 쪽이 열려있음을 확인하고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아무도 없는 텅 빈 공간 어느 날 보았던 영화 사고 현장 눈앞에 펼쳐졌다.


경찰에 신고하고 긴급출동을 부르던 기억들

엠블런스가 왔지만 다행히도 다친 곳이 없어서 지은이는 경찰차를 타고 견인되는 차를 따라나섰다.

급하게 연락받았던 지은이의 남편은 정비센터에 도착하고 차의 상태 그리고 어떻게 결정할 것인지를 선택해야만 했다

폐차


어디를 손볼 수도 없이 갤로퍼 1세대는 지은이의 기억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그 이후 지은이는 운전을 거부했다

회사에 도착한 지은이는 일마감을 서둘렀다

하루, 이틀 지났지만 사고후유증은 타박상 외 다른 곳은 건강상태가 좋다고 하며 병원을 마다했다

운전이 장애가 된 지은

부서는 영업이기에 난관은 계속 다가왔다.

저속으로 시도는 계속했으나

스틱과 오토 차이를 어려워했다.

바이킹도 못 타던 지은

오토에서 느끼는 속도의 압박

지은 내면에는 뭐가 있는 것일까?


1년이 지난 어느 날 장거리미팅을 다녀와야 했다

거래처 사람에 대한 의구심이 있던 지은이

회사 사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 사장님. 바쁘시겠지만 내일 저와 군산에

동행해 주실 수 있으세요? "

" 좋지. 그럼 운전은 지은 씨가 하는 거야 "


마음이 무거워진 지은

그래도 해야만 하는 상황

다음 날

지은이 픽업차 운전석에 앉았다.

사장은 옆자리에 앉았다

운전을 시작한 지은

그래도 늘 친오빠처럼 챙겨준다고 생각했던

사장이 동행을 하기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차는 출발했다

지은의 속도는 70으로 가고 있었다


"지은 씨. 걱정하지 말고 더 밟아 "


망설이며 떨고 있는 지은을 향해 사장은 미소를 띠며 계속 속도유지를 요청했다


"지은 씨. 속도가 떨어지네. 발등을 우산으로 누른다.

더 밟아 "


군산 다녀오는 길 지은은 픽업트럭을 운전했다.

속도가 떨어질 때마다 우산의 뾰족한 부분으로

발등을 지그시 눌렀다

지은이 떨리는 목소리로 운전을 못하겠다고 말했다.


"별거 아냐. 이제 얼마 안 남았네 "


오는 길 내내 지은은 시속 100을 유지했다

악셀 패드 밟고 있는 발 위에는 우산 뾰족한 부분이

대기하고 있었다.


잠시 휴게소에 들렀다.

어떻게든 통과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대견해 보였다.

사장은 살짝 안아주며


"잘했어. 내가 우산으로 발등 누른 것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을게 "라고 말했다


고마웠다

그렇게라도 해서 누군가가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 준 사장이 멋있어 보였다

지은이는 발걸음을 휴게소 화장실로 옮겼다



그때 사장은 휴게소 벤치에 앉아 기지개를 켜며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었다.

차있는 곳으로 지은이가 이동하는 찰나에 들리는 소리



" 여보. 나 죽겠어. 지은 씨 내가 우산으로 눌러서

속도 내는 거야. 계속 그렇게 되면 안 될 텐데.."


지은 씨는 창피했다.


"괜찮아. 나 걱정돼서 하는 말인데... "


지은은 모른 척 차에 탔다

사장도 통화가 끝났다

다시 출발했다.

그렇게 사무실로 복귀했다

다음 날 농산물 포장이 있어 작업장에 일부 동료들이 모였다

"지은언니. 어제 운전 힘들었죠 "


"아니. 사장님이 잘 도와주셔서 속도를 좀 냈어 "


" 다행이다. 지은언니. 화잇팅 "


작업장 시계는 10 시를 조금 넘기고 있었다.

문이 열리고 사장이 들어왔다.


" 모두들 안녕하세요

지은 씨 운전하느라 수고했어.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격려를 해주고 가려던 순간

사장은 잠시 멈추고 미소를 띠며 말했다

"혜진 씨. 혜은 씨 어제 말이야 나 죽을 뻔했어.

지은 씨가 80을 못 넘겨서 우산으로 발등을 지그시 눌러 통과한 거야

터널에서 아주 위험했다고 "


포장실 작업장에 있던 박장대소 했다



"지은언니. 그런 사연이 있었네. 그래도 잘했어.

담엔 더 씩씩하게 해 봐요 "


"사장님. 비밀로 하신댔쟎아요."


"지은 씨. 분위기 썰렁하니까 웃기라고 한 거야

괜찮아. 누구라도 다 사건사고는 있어. "


얼굴이 발그레 달아오른 지은은

문을 열고 나갔다.


"그래. 내가 믿은 게 잘못이지 "


눈물을 훔치며 자기만의 공간을 찾아 나섰다.


지은은 어떻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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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