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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변 Feb 24. 2020

[어덕합덕] '빅이슈'를 아시나요?

덕질과 기부를 동시에 하는 방법

처음 빅이슈를 접한 건 2012년이다.


가수 윤하가 빅이슈라는 잡지의 커버모델로 나온다길래 사려고 했더니, 서점에서는 살 수 없었다. 서울에 가야만 살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인터넷으로만 살 수 있는 잡지라고 한다. "대체 뭔 잡지가 이렇게 사기가 불편해?"라는 생각이 들면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2012년 4월, 처음으로 산 빅이슈 40호


빅이슈는 영국에서 시작된 사회적 기업으로, 홈리스들에게 잡지를 판매하게 하여 그 수익의 절반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빅이슈의 취지를 한국에서도 구현하고자 하는 분들이 있었고, 그런 분들의 노력을 통해 2010년 7월에 드디어 한국판 빅이슈의 창간호가 발행되었다.


* 빅이슈코리아 홈페이지: https://bigissue.kr




빅이슈는 주로 재능기부를 통해 만들어진다. 유명인들이 커버모델로 나서고, 잡지에 실리는 콘텐츠들도 재능기부를 통해 만들어진다. 이렇게 매월 두 권씩 격주로 만들어지는 잡지는 권당 7,000원5,000원에 판매되는데, 빅판(빅이슈 판매원)들은 그중 절반인 권당 3,500원2,500원을 저축할 수 있게 된다. (온라인 판매대금은 여성 빅판들의 자립금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빅판들은 그 수익금을 열심히 모아 임대주택에 들어가는 등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쌓게 된다.


콘텐츠는 여느 잡지들과 다르지 않다. 빅이슈에 따르면 20~30대 여성들을 위한 콘텐츠가 많다고 하지만, 남녀 불문하고 나이에 관계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대중문화에 관한 이야기, 커버모델 스토리, 사회 이슈에 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2014년 7월, 88호 부록이었던 페이퍼토이


사은품이나 부록도 다양하다. 여러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각종 할인권이 제공되기도 하고, 빅판들 중 끼가 넘치는 멋진 분들의 작품(글이나 그림 등)이 들어있는 경우도 있다. 몇 년 전에 산 빅이슈에는 페이퍼토이 키트가 들어있던 적도 있고, 박막례 할머님의 핫팩이나 도브의 바디워시 등을 나눠주시기도 했다. 빅판님 쓰시라고 안 주셔도 된다고 해도 굳이 손에 뭐라도 하나 더 쥐어주시려고 하시는 빅판님들의 마음이 항상 너무 감사하다.




유명인들이 직접 커버 모델로 나서 주면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재능기부를 할 수 있고, 팬들은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빅이슈를 구입할 수 있으며, 빅판들은 그 판매대금으로 자립을 위한 의지를 다지게 되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발생한다. 언제부턴가는 팬들이 직접 연예인들의 생일 광고를 빅이슈 커버로 싣기도 하고 있다.


지방에서도 판다고 하는데 홈페이지에서는 정보를 확인할 수가 없고, 가장 확실한 건 서울 경기 지역 지하철 역빅이슈 온라인샵(http://www.bigissue2.kr)이다. 오프라인 판매처는 변경될 수 있으므로 홈페이지(https://bigissue.kr/bigsales/place)에서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판매처라고 돼 있고 판매시간도 맞는데 빅판님이 안 계시면 빅이슈 SNS에 문의하면 확인해볼 수 있다.




매 호 구입해도 한 달에 14,000원10,000원이면 충분하다. 판매처에 따라 카드 결제도 가능한데 카드 결제 수수료를 빅이슈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빅판들에게는 3,500원2,500원이 그대로 들어가니 얼마든지 카드로 결제해도 된다.


매니지먼트사들도 거창하고 특별한 굿즈를 수시로 내놓는 것은 쉽지 않을 텐데 빅이슈에 연락부터 해보는 건 어떨까. 화보가 나오지 않는다고, 마음에 드는 굿즈가 없다고 인터넷에 떠도는 사진을 출력해서 포토카드 같은 걸 만드는 팬들에게 빅이슈는 멋진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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