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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hadi Jul 22. 2024

우연을 즐기자

우리가 여행을 떠날 때면 자주 비가 왔지. 사실 자주 보다 항상에 가까웠지만. 여행 짐을 꾸릴 때면 으레 비옷과 우산을 챙겨. 당연히 비가 올 거라고 생각하니 비가 그리 밉지 않더라. 물론 해가 뜨는 날이 미친 듯이 반가웠지만.      


물웅덩이를 찾아 발 장난하고, 처마 밑에서 빗소리를 감상하고, 개구리와 달팽이를 만나고, 차창 밖 달리는 물방울들에게 ‘비지렁이’라는 별명을 지어주며 우리의 여행은 농익어갔지. 빗속에서도 우리의 웃음소리는 멈추지 않았지.     


우중 여행을 준비하는 법도 즐기는 법도 나날이 발전하더라. 무슨 일이든 제대로 준비하면 이겨낼 만해. 어떤 때이든 마음만 먹으면 즐길 수 있단다.      


내리는 비를 우리가 어쩔 수 있겠니. 일어날 일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일어나고 만단다. 투덜대지 말고 빗속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즐기렴.      


오늘 나에게 주어진 비를 사랑하렴. 기적 같은 우연을 사랑하렴. 인생이란 서핑을 즐기는 유일한 방법은 우연이라는 파도에 맞춰 즐겁게 춤추는 것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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