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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hadi Jul 21. 2024

슬플 땐 이렇게 해봐


오늘 너의 축 처진 어깨를 보니 나도 기분이 좋지 않아. 하지만 기억하렴. 슬픔은 순간일 뿐이야. 곧 지나간단다.


 슬픔은 밤 파도처럼 거칠게 우리를 휩쓸어가지. 무차별 기습 공격에 무너진 게 네 잘못은 아니잖아? 파도도 일부러 너를 노린 게 아니라 자기 갈 길을 갔을 뿐이고. 다 어쩔 수 없단다. 원망할 건 없단다. 넘어졌다면 잠깐 웅크리고 쉬고 있으렴. 바람이 잔잔해질 때까지.     


좀 괜찮아졌다면 이제 슬슬 일어나 봐. 시끄러운 음악을 듣고 짜릿한 추리 소설을 읽어. 청양 고추 썰어 넣은 뜨거운 라면을 후루룩 먹고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아몬드 초콜릿을 곁들여 우적우적 씹어 먹어. 통쾌한 슈퍼 히어로 영화를 보다가 지쳐 잠에 들으렴. 때론 잊어버리는 게 상책이니까. 잘 수 있을 때까지 늘어지게 늦잠을 자. 오늘은 뭐든지 면책이니까.      


슬픔이 조금 옅어졌다 싶으면 좋아하는 일들을 하며 더 힘을 모으자. 그리고 충분히 슬퍼했다면, 충분히 기운을 차렸다면 이제 슬픔의 바다에서 걸어 나올 차례야. 슬픔의 바다에서 너를 구해줄 수 있는 건 오직 너뿐이란다. 너의 튼튼한 두 다리로 씩씩하게 걸어 나오렴. 그리고 늘 그랬듯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시작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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