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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2.직장내 감정 노동,어떻게 대처할까?

by 정마요 Feb 17. 2025
브런치 글 이미지 1


일을 하면서 감정을 컨트롤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다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때로는 불합리한 요구를 들어야 하고, 예상치 못한 피드백에 당황하기도 한다. 가끔은 억울한 일을 겪어도 아무렇지 않은 척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감정이 흐트러진 채로 대응하면, 결국 손해를 보는 쪽은 나 자신이다. 순간적으로 속이 시원할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감정적인 반응은 신뢰를 떨어뜨리고 관계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감정을 다스리는 것도 중요한 업무 능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특히 직장에서는 감정을 지나치게 표출하는 것도, 무조건 억누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니다. 적절한 거리 두기와 현명한 반응이 필요하다. 감정을 다룬다는 것은 단순히 ‘참는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조절할 수 있어야 더 주체적인 태도로 일할 수 있다.


나 역시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감정적인 순간이 많았다. 열심히 준비한 기획안이 실무에 대해 1도 모르는 영업부장의 말도 안되는 궤변으로 하루아침에 뒤집혔을 때, 노력한 만큼의 인정과 보상을 받지 못했을 때, 예상치 못한 말 한마디에 상처받았을 때. 처음에는 그런 감정이 쌓일 때마다 속으로 삭이거나, 반대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방식으로 직설적으로 대응한 뒤, 후회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실무의 경험이 쌓이고, 유관부서와의 협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점차 깨달으며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바꾸기 시작했다. 내 감정을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했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나를 지키는 대처법을 배워가며 이러한 과정의 결과가 좋은쪽으로 조금씩 나아져감을 느꼈다.


이번 글에서는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 작은 말 한마디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법, 감정적인 순간을 현명하게 넘기는 방법, 그리고 감정을 관리하는 것이 결국 ‘일하는 나’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감정 노동이 힘든 이유

‘감정 노동’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단순히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감정을 표현해야만 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가령, 고객을 상대할 때 기분이 나빠도 친절해야 하고, 상사에게 보고할 때 불만이 있어도 차분해야 한다. 동료와 의견이 맞지 않을 때도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보다는 조율해야 하고, 때로는 억울한 상황에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해야 할 때가 있다.


문제는 이런 감정 조절이 장기화될수록 피로가 쌓인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지만, 속에서는 감정이 쌓이고 스트레스가 커진다. 단기간이라면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일에 대한 의욕도 떨어지고, 번아웃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번아웃은 단순한 ‘피곤함’이 아니라, 일을 향한 태도 자체를 바꿔버릴 만큼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어떻게 감정을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을까?


1. 힘든 감정에서 빠져나오는 ‘감정 거리 두기’ 연습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순간을 떠올려 보면, 순간적인 감정에 휩쓸려 즉각적으로 대응했을 때 후회한 경험이 떠오른다. 감정이 격해졌을 때는 이성을 유지하는것이 쉽지 않지만, 그럴때일수록 중요한 것은 ‘바로 반응하지 않는 것’이다. 나의 감정에 한 걸음 떨어져서 '거리 두기'를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1) '3초의 여유'를 갖는다.

감정이 북받칠 때 바로 반응하는 대신, 속으로 ‘하나, 둘, 셋’을 세어 본다. 열받아 죽겠는데 심호흡이 될리 만무하겠지만, 이 세 번의 심호흡이 '나'를 살릴 수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의 커리어'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 정리되지 않은 감정을 토해내는 것은 너무나도 '아마추어'같은 자세이니까. 


이 짧은 순간만으로도 감정을 가라앉히고 더 나은 대응을 할 수 있다. 단순한 방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효과가 크다. 순간의 감정이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간다. 하지만 그 감정이 폭발했을 때의 말과 행동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그러니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스스로에게 잠시 멈출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진짜 정 안되면 눈이라도 세 번 깜빡이자!


2)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

만약, 회의나 보고를 마치고 왔을 때, 뭔가 만족스럽지 않고, 불필요한 감정이 휘몰아치며 밀려온다면, 그 순간을 메모장 같은 곳에 글로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이 글은 회사수첩말고 다른 곳에 쓰길 추천한다.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논리적인 사고가 어려워진 감정으로 즉각적으로 일을 이어서 한 들, 집중이 잘 될리가 없다. 나의 경험상, 이럴 때 내가 느낀 감정을 글로 써보면 의외로 감정의 크기가 줄어듬을 알 수 있다.


“지금 내가 화가 난 이유는 무엇일까?”

이렇게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조금 가라앉는다. 질문을 던짐으로서 '화'의 주체가 파생되다보니 순간 3자의 입장에서 이 질문을 읽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더 나아가, 


“1년 후에는? 지금이 기억나겠어? 똑같이 화가 날까??” 


라고 물어보면 감정의 무게가 다르게 보인다. 화가 났던 이유를 적다 보면, 이 감정이 진짜 문제 때문인지, 아니면 단순한 자존심 때문인지도 보인다. 그러니 큰 모니터앞에 잠시나마 웅크려 울그락 불그락해진 나의 감정을 노트에 끄적이며 또 그대로의 감정으로 흘려보내길 추천한다.


3) 감정과 ‘나’를 분리한다.

감정이 몰아칠 때는 감정이 곧 ‘나’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하지만 사실 감정은 ‘지나가는 상태’일 뿐, 나라는 사람 자체를 규정하지 않는다.


“나는 지금 화가 난 상태일 뿐, 내가 곧 화 그 자체는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감정에 끌려가지 않고, 그 감정을 그냥 하나의 ‘상태’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마치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듯, 내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하나의 움직임으로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 연습을 계속하면, 감정이 올라와도 금방 휘둘리지 않고 빠져나올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2. 감정이 격할 때는 ‘이 문장을 떠올려라’

회사에서 감정적으로 흔들릴 때마다 스스로에게 되뇌었던 문장이 있다. 


성호경을 그은 다음, “이 순간이 내 전부가 아니다.”


업무 중 여러상황에서 속상할 때나, 화가 나는 억울한 상황이 생겼을 때도, 그 순간이 내 커리어의 전부가 아니라는 걸 떠올리면 감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사람은 감정을 느낄 때, 그 순간의 감정을 ‘절대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마치 이 감정이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하지만 심리학 연구에서도 밝혀졌듯이, 우리가 경험하는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흐려진다. 그때는 세상이 무너질 것 같아도, 몇 달 뒤에는 그 일을 떠올리며 ‘그때는 왜 그렇게까지 화가 났을까?’ 하고 의아해할 때가 많다. 그러니 그 감정이 ‘전부’라고 착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과연 내 커리어에서 지금의 이 순간이 그렇게 중요한 일인지에 대한 물음을 떠올리며 한 발짝 떨어져 있다보면, 감정은 지나치게 커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그리고 결국 우리는 더 건강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게 된다.


3. 감정을 다스린다는 것은, 결국 더 나은 선택을 하는 힘

감정을 다스린다는 것은 단순히 참거나 억누르는 일이 아니다.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나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그 감정이 나의 판단과 행동을 지배하지 않도록, 순간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도록 한다는 의미에 더 가깝다. 


직장에서는 순간의 감정에 따라 반응하기보다,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선택하는 힘’이 필요하다.

우리는 종종 감정적인 순간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감정을 어떻게 해석하고 다루느냐에 따라 같은 상황도 다르게 흘러간다. 우리는 그런때일수록 의식적으로라도 똑똑한 선택을 해야한다.


앞서 이야기했듯, 예상치 못한 피드백을 받았을 때, 불합리한 요구를 들었을 때, 혹은 억울한 상황에 처했을 때, 우리는 그 순간 내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보는 연습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이야기하고 싶다. 감정을 조절한다는 것은 나를 속이는 것이 아니라, 곧 내 에너지를 지키는 일이라는 점이다.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줄이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시간을 주는 것. 감정을 깊이 이해하고 다루는 능력을 기르며, 그 과정이 쌓일수록 감정에 휘둘리는 순간이 줄어들고, 오히려 더 주도적으로 상황을 이끌 수 있게 된다.


*****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때, 우리는 더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고, 더 균형 잡힌 관계를 만들 수 있다. 감정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은 감정을 숨기는 사람이 아니라, 그것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결국 감정을 다스린다는 것은, 내 마음의 균형을 잡으면서 진짜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과정이다.


그렇게 정을 조절하는 법을 익히면, 우리는 스스로를 더욱 신뢰할 수 있게 된다. 감정에 흔들리지 않고도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타인에게도 더 신뢰받고, 인정받으며,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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