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누구나 가슴속 사직서 하나 품고있다
인생 2막의 첫 단추 꿰기
오늘도 후배에게서 걸려온 부재중 전화 한 통. 바로 받지 못했지만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할지 잘 안다. 바로 퇴사 후 밖에 나갈 때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일 것이다. 내 전화번호 연락처란에는 특이한 단체의 목록이 있다. 바로 '군대'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의 묶음이다. 전역한 지 4년 차, 어느덧 나도 사회에 나온 지 벌써 여러 해가 지났다. 장기복무 장교로 근 15년 이상을 근무했던 내가 이 사회에 나와 맨땅에 그야말로 헤딩을 하며 뭔가를 해보겠다고 부르짖었던 그날이 벌써 1500일이 지났다는 사실이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난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평소에도 지인들의 상담을 잘하곤 했다. 이일을 하기 전부터 친구나 지인들의 고민들을 자연스럽게 들어주고 솔루션을 제시하곤 했는데 이게 제2의 직업으로 이어질 것이라곤 나도 생각지 못했다. 군에 있던 사람들이 평소엔 연락을 안 하다 언젠가 한 번쯤 나를 찾는 때가 있는데 그 시기는 대부분 전역을 앞두거나 뭔가 인생의 선택의 귀로에 서 있을 때이다. 밖으로 나가는 사회에 대한 호기심과 더불어 두려움이 앞서는 시기인 것이다. 평생 주어지는 연금도 포기하고 나왔던 나의 치열했던 4년과 현재와 미래, 그리고 특히나 군에서 밖으로 나오고자 하는 이들이 나에게 묻고 궁금했던 내용을 여기에 풀고자 한다.
간단히 나에 대해 설명을 하자면,
1. 군 간부로 16년을 근무하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하고 싶을 일을 하기 위해 나와
2. 5천여 권의 책을 미친 듯 읽고 3년째 한 달에 두 번 일요일 새벽 독서 모임을 하며
3. 여행과 글쓰기를 즐겨하는 디지털 노마드이자
4. 돈 버는 무언가를 하기를 좋아하는 전업투자자이자 경제적 자유 지향인이다.
5.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들,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라이프 코치로 상담, 컨설팅, 강의를 하고 있다.
전역을 앞둔 그들, 특히 중장기 전역 장교 및 부사관 소위 간부라 불리는 사람들은 나에게 무엇을 물어볼까?
그동안 사람들과 나눴던 고민, 수많은 질문과 이야기들을 풀어내고자 한다. 나 역시 처음에 밖에 나와 혼자서 헤쳐가려니 막막하고 어려움이 너무나 많았다. 마땅히 물어보고 조언을 구하자니 일반적인 구직 모델과는 달리 군 특성에 깊이 젖어 있기도 했고 사회를 몰라도 너무 모르기도 했다. 딱 나에게 맞는 롤모델을 찾기도 어려웠고 워낙 독립적인 성향 덕에 혼자서 뻘짓을 하다 남보다 더 돌아가서 깨닫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 퇴사나 이직, 은퇴 후 인생 2막을 시작할 때 조금은 덜 고생스럽길 바라며 이 글을 적는다.
퇴사를 해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는 당신,
인생의 2막을 뭐로 스타트할까 고민하는 당신이 만약,
구직란에서 억대 연봉 가능한 보험회사, 영업사원을 고려하고 있다면,
구직 광고란에서 한 번쯤 ' 전역간부 우대'라는 단어에 이끌려 생각해봤을 직업이다."이 일을 좋아하세요?"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다. 만약 '네'라는 답변과 더불어 좋아하고 이에 대한 꿈이 있었다면 해도 좋다. 하지만 뭔가를 빠르게 성취해야 한다는 조바심이나 억대 연봉?이라는 포장지에 매여 그 길을 걷는다면 두 손 두발을 들고 말리고 싶다. 만약 당신이 상위 0.1프로만 달수 있다는 MDRT를 달고 끝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할 수 있는지 자신에게 먼저 물어보길 바란다. 상위 몇 프로까지도 필요 없다. 그냥 판매를 하고 어느 날 갑자기 담당자가 바뀌었다는 황당한 메세지를 받지 않기를 우리 피 보험인들은 바랄 뿐이다.
이 직종은 많은 이들이 초반에 스퍼트를 올리다 2년 안에 그 직장에서 자취도 없이 사라지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솔직히 하는 사람에 따라 정말 억대 연봉이 가능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전에 자신에게 물어보자.
나는 영업을 좋아하는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영업을 하는가? 영업을 단순히 내 실적을 위해서 하는 사람인가? 서로 윈윈하기 이해하는 사람인가? 내가 팔고자 하는 물건에 대해 얼마나 확신을 하고 끝까지 책임을 질 수 있는가?
우리는 알게 모르게 무언가를 팔고 있다. 음식이나 물건일 수도 있고 강의 또는 콘텐츠일 수도 있다. 항상 골자는 그 팔고자 하는 것에 대한 나의 태도이다. 내가 판매한 것에 대한 책임감, 어찌 보면 가장 이 직종에서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한다. 이게 부족하다면, 자칫 잘못하다 자신만의 커리어가 아닌 인간관계, 신뢰까지 흐지부지 해진다. 다시는 그 사람과 담소조차 제대로 못 나누는 사이가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더구나 판매했던 그 보험이 당신의 실적에는 도움이 되지만 정작 내가 필요할 때 혜택을 1도 못 받는다면 그건 최악일 것이다.
물론 이 분야에서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내고 아직까지 현직에서 인정을 받는 사람들도 있다. 말로 듣던 억대 연봉을 달성하기도 하고 내가 필요할 때 제대로 써먹을 수 있는 그런 내 권리를 제대로 찾아주는 사람. 내 첫 군생활을 함께 했던 중대장은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책임감 있게 하고 있다. 한때 잘 나갔고 지금도 꽤 괜찮은 보험설계사로 인정받는 이유이다. 만약 그가 초반에 자신이 잘 맺은 인맥을 영업용으로만 썼다면 지금까지 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다. 나의 영업이, 판매가 나의 연봉을 위한 발판의 수단만으로 전락한다면 결국 그 부메랑은 언젠가 돌아오게 된다. 남에게 도움이 되려는 마음이 우선이어야지 내 실속이 우선인 것은 길게 못 가더라.
'억대 연봉과 빠르게 성공'이라는 단어에 이끌리지 말자. 인생의 2막은 단추를 처음부터 잘 꿰어야 한다. 내가 진정 좋아하고 관심 있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그동안 군생활을 오래 제대로 했다면 자신에게 맞는 그 무언가가 반드시 있다. 조바심을 잠시 내려놓고 자기 자신에 대한 관찰과 애정을 드러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