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가

사랑 속에서 자라거라, 나의 아가야.

by 이채운

오늘도 아가는 엄마에게서 장난감을 사달라고 하는 투정에 실패하고서는 집으로 가는 내내, 유리구슬 같은 눈망울에 눈물을 고이 고이고는 어미를 못살게 굴었다.


"크리스마스가 지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요 땅콩만 한 것이 또 그럴까. 어미가 곧 사줄게요."


요즘 같이 모든 게 넘쳐나는 시대에 요 손바닥만 한 장난감을 사줄 푼돈이 없을까만은, 아직 말도 다 이해하지 못하는 아가는 그저 속절없이 엄마만을 탓한다.


아가를 달래고 달래 집으로 돌아오고 얼마 안 있어 남편이 택배 몇 개를 안고 퇴근을 했다.


그러자 장난감 박스를 발견한 아가는 신이 나서 택배 상자를 달라며 까치발로 종종종 아빠에게 매달린다.


"뽀뽀해줘, 사랑한다고 해줘. 오늘 한 번도 안 해줬잖아!"


나는 장난감 상자를 뜯으며 겨우 요만한 장난감을 사준 엄마의 특권을 마음껏 과시한다.


그러자 아가는 마음이 급하여 그 종달새 같은 작은 입으로 뽀뽀하느라 사랑한다고 말하느라 바삐 움직인다.


그래, 아가야 너는 그리 살거라. 예쁨 받으며, 사랑받으며, 그리 살거라. 내가 지켜줄 터이니.


나는 사랑받고 자라지 못했다. 아니, 내 부모는 나를 사랑하였으나, 사랑을 주는 법을 몰랐다. 그들도 그러했으니. 그래서 나는 혼자였고 홀로 가려고만 했다. 그렇지만 이제 너를 만났으니, 나는 너에게, 어린 나와는 다른 세상을 보여주마, 다짐했다.


너는 자라거라. 사랑받으며, 사랑 속에서 자라거라. 나의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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